두산 베어스가 스토브리그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두산의 외야는 이미 포화상태다. 하지만 영입해야할 외야수들이 있어 고민중이다. 지난 8일부터 열린 FA시장에 김현수와 민병헌이 나왔다.
사실 올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만 해도 두산은 '내부 선수 키우기에 열중하고 FA에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FA시장이 열리자 '적어도 한 명은 잡아야 하지 않나'라는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때문에 그 한 명이 누가 될 것인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현수는 내부FA 아닌 내부FA고 민병헌은 실제 내부FA다.
민병헌은 김재환 박건우와 함께 올시즌 주전 외야수로 뛰었다. 최근 4년간 3할 타율에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낼만큼 성적이 좋다. 게다가 테이블세터가 마땅치 않은 두산 라인업에서 1번타자로 나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김현수는 두산에서 뛰다 지난 2015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로 건너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빅리그 성적은 만족스럽지만 실력부터 팀내 상징성까지 누가 뭐래도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감이다.
FA 금액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두 선수 모두를 잡으려면 너무 많은 금액이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이 두 선수를 모두 잡지 않는다면 후폭풍이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적어도 한 명 정도는 잡아야하는 상황이 됐다.
실속을 생각하면 민병헌이다. FA금액도 김현수보다 적을 것이 예상되지만 실력은 그 못지 않다. 하지만 상징성을 생각하면 김현수다. 이제 두산도 빅리그를 밟아본 프랜차이즈 스타가 필요할 때가 됐다.
사실 두산은 더이상 외야자원이 필요없을 정도로 포화상태다. 김재환과 박건우가 중심타선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고 올해 최소이닝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정진호에 장타력이 좋은 국해성, 발빠른 조수행 등 주전급 백업요원들이 많다. 오히려 내야수나 불펜투수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두산은 그동안 외부 FA보다는 내부 자원 키우기에 열중해왔고 성과도 좋았다.
하지만 김현수와 민병헌은 다른 문제다. 최근 일본 미야자키로 떠난 김태룡 단장은 김태형 감독과 어떤 대화를 나눌까. 둘일지 하나일지 아니면 '0'일지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