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능 KBO 총재가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분명히 했다.
23일 대전 유성구 충남대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다. 이날 구 총재는 양해영 KBO 사무총장과 함께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구 총재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양해영 총장과 깨끗이 관두겠다"고 말했다. 양 총장은 그동안 자신과 관련해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손 의원은 증인심문에서 "KBO에서 벌어진 심판의 금품수수 사건, 입찰 채용 공인구 비리, 중계권 대행업체 선정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양해영 사무총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구 총재는 양 사무총장을 해임하고 동반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손 의원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 종 전 차관과 관련있는 사람에게 또 다시 임기를 연장해 중책을 맡긴 이유가 무엇이냐. 대한야구소프트볼 부회장까지 맡겼다"며 "총재님이 야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는데 양 총장에게 현혹돼 좌지우지 당하시는 것이 보기 답답하다"고 따져 물었다.구 총재는 "야구 안의 일을 정리할 사람은 이 양반(양 총장) 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관둘 것이다. 양해영 총장과 함께 깨끗이 관두겠다"면서 "아마야구협회에 1년 예산으로 13억원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원하는 것은 감독해야겠다"고 답했다. 이어 "좋은 사람 있으면 추천해달라. 누가 더 나은지 비교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김 전 실장, 김 전 차관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양 총장은 승승장구하면서 다음을 위해 비상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양 총장은 올해 초 김 전 실장이 증인 출석을 할 때 보디가드를 붙인 적이 있냐. 증거가 있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양 총장은 "제보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김 전 실장을 20년 전에 1년 6개월 정도 보좌관으로 모신 적은 있다"고 답했다.
손 의원이 프로야구 중계권을 대행하는 에이클라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왜 그곳에 수수료를 주나. 구단도 에이클라를 통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하자 양 총장은 "에이클라가 중계권을 갖게 된 2006년에는 사무총장도 아니었다"고 답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