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분한 수면을 취했지만 낮 시간 졸음을 참지 못하는 주간과다졸음 청소년들을 분석한 연구 결과, 133명 중 절반이 넘는 78명이 기면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기면증은 걷다가,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잠에 빠지는 등 증상이 심각한 모습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주간과다졸음은 대표적 기면증 증상 중 하나다.
기면증은 뇌 안의 각성 조절물질인 하이포크레틴이 적게 만들어져 유발되는 수면장애다. 하지만 이를 수면장애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아 기면증 환자들은 "게으르다"는 주위의 시선에 심하게 위축되곤 한다. 특히 청소년기에 발병한 기면증은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는 데 지장을 주기 때문에 성적과 성격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로 같은 연구에서 우울척도조사에 참여한 주간과다졸음 현상을 호소한 청소년들 중 52%가 우울감을 호소하며 이 중 73.6%은 중증도 이상의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약한 정도의 기면증 환자는 자신 스스로가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치료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되고, 우울증까지 겪는 경우가 많으므로 증상 초기에 병원을 찾아 기면증 치료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기면증은 갑작스럽게 근력의 손실이 오는 탈력발작, 수면 중 환각 증상, 수면 마비 현상까지 보일 수 있다. 이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야간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수면다원검사와 낮 동안의 졸음을 평가하는 입면기반복검사가 권장된다.
검사를 통해 다른 수면장애를 앓고 있지는 않은지, 수면의 질은 어떤지 판단한 뒤 치료가 진행되는데, 기면증은 각성 조절물질 하이포크레틴의 부족으로 발병하는 만큼 도파민, 세로토닌, 히스타민 등의 각성 물질 분비를 돕는 '모다피닐' 약물을 복용하면 정상인과 다름없는 생활이 가능하다. 약물 부작용이 적고 내성이 없어서 청소년들도 효과적인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코슬립수면클리닉 신홍범 원장은 "자신의 의지로 낮 동안의 졸음을 통제할 수 없는 기면증 환자들은 생각보다도 더욱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는다"며 "적절한 약 복용과 생활습관, 일상생활 주기 교정이 이루어지면 수월한 치료가 가능한 만큼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참고문헌] 기면증, 졸음에 대한 모든 것(신홍범/이담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