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영건 박세웅(22)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롯데와 NC 다이노스는 11~12일 마산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3~4차전을 치른다. 현재 1승1패로 무조건 4차전까진 가야 한다. 3차전 선발 투수는 송승준(롯데)과 제프 맨쉽(NC)이다. 3차전 브룩스 레일리(롯데)와 장현식(NC) 대결에 이어 외국인 투수와 국내 투수 간의 맞대결이다. 다음 4차전 롯데의 선발 투수로 박세웅이 유력하다. 브룩스 레일리가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선택지가 많지 않다.
보통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주로 각 팀의 원투 펀치를 이루고 있기 때문. 실제로 단기전에서 외국인 투수들이 길게는 7~8이닝을 버텨주면서 점수가 적게 나고 있다. 1차전에서 NC 선발 에릭 해커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롯데 조쉬 린드블럼도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싸움이 팽팽하게 전개되면서 초반에 많은 점수가 나지 않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 역시 "좋은 투수들이 나오는 단기전이라 점수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속에서 젊은 투수들도 기대를 모은다. NC 장현식은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안타 5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위력투를 선보였다. 2회말 무사 만루에서 4-6-3 병살타로 내준 점수가 유일했다. 이 역시 수비 실책으로 시작된 비자책점이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경기 전 "5이닝을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는데, 2이닝을 더 던졌다. 팀이 졌으나, 불펜 투수를 아낀 점은 큰 수확이었다. NC 불펜진은 체력을 충분히 비축한 상태에서 3차전에 임할 수 있다. 적장 조원우 감독도 "힘으로 밀어붙이는데, 구위가 정말 좋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롯데에선 박세웅이 해줘야 할 역할이다. 시즌 성적만 보면 오히려 박세웅이 더 낫다. 박세웅은 올 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승6패, 평균자책점 3.68로 호투했다. 시즌 초 평균자책점 1~2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투수 중 6번째로 많은 171⅓이닝을 소화했으며, 포크볼을 영리하게 활용하며 국내 에이스로 성장했다. 1~2차전에서 비상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공언하지만 않았을 뿐, 일찌감치 4차전 선발로 준비를 했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박세웅은 마운드에서 크게 떨지 않는 스타일이다. 공격적인 피칭을 펼친다. 후반기 체력이 떨어지면서 구위가 다소 하락했지만, 정규 시즌 9월에 3경기만 등판하면서 조절에 들어갔다. 9월 26일 경기 후 푹 쉰 덕에 구위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평정심만 유지한다면, 장현식이 보여줬던 배짱투가 가능하다. 과연 박세웅이 첫 가을 야구 무대에서 어떤 피칭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