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김태군은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뛴다.
LG 트윈스에서 유망주 포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김태군은 NC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NC와 함께 김태군도 자랐다. 어느덧 올해가 자신의 4번째 포스트시즌이다. 10년 가까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경쟁자들보다 빨리 큰 경기를 많이 경험한 것이다.
NC 이적 후 첫 시즌이었던 2013년부터 주전 포수로 뛰어온 김태군은 그사이 한국시리즈도 경험하고, 대표팀 승선도 했다. 또 딸아이와 아내를 가진 가장도 됐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많은 것을 이루며 성장한 것이다.
그래서 4번째 포스트시즌을 맞이하는 소감이 남다르다. 김태군은 "성장하는 데도 단계가 있는 것 같다. 우리팀은 (1군 진입)첫 해에 잘해서 7위를 했고,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차례로 거쳤다. 특히 올해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대표도 하면서 조금 더 성숙해진 것 같다. 이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어떤 책임감을 가져야하는지 경험을 통해 조금 더 알 것 같다. 단순히 야구선수인 것을 떠나 한 인간으로서도 이런 경험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기억이 김태군을 비롯한 NC 선수들 전원에게 일종의 '각성제'가 됐다. NC는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누렸지만, 두산 베어스를 만나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단 1승이라도 했다면 더 큰 희망을 남겼을 것이다. 분위가 나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가장 큰 무대에서 1승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 것이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올해 NC 선수단이 더욱 활기찬 분위기로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것도 한국시리즈에서의 아쉬움 때문이다.
김태군 또한 "작년에 한국시리즈에서 너무 후회가 남았다. 우리 야구를 팬들에게 못보여준 것 같다. '후회를 남기지 말자'는 생각 뿐이다. 팀 동료들과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물론 어깨가 무겁다. NC는 박광열 신진호 등 백업 포수들에게도 출전 기회를 주며 김태군이 군대에 입대한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끊임없이 경쟁 체제를 구축해야 안방이 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때문에 김태군이 책임져야 하는 출전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태군은 "자부심을 가지고 뛴다"고 했다. 그는 "풀타임을 뛴 포수다. 부담이 아니라 자부심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한다. 후회 없이 하기 위해서는 압박감에 쪼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