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는 이미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중심에 서 있다. 1차전에서 반복된 아쉬운 장면, 그리고 2차전에서의 완벽한 반전. 대비된 활약에 팀 승패도 춤을 췄다. 과연 3차전에서 강민호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강민호에게 관심이 쏠렸지만 사실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시작전부터 다양한 키워드가 재미를 더했다.
롯데와 NC는 지역 라이벌을 넘어 묘한 경쟁관계다. NC의 창단 과정에서 롯데는 껄끄러운 걸림돌이었다. 제2 홈구장에서 적진으로 바뀐 창원(마산)구장. 자칫 롯데의 연고지 축소로 받아들여질수 도 있었다.
리그에 조기안착한 NC. 예상치 못한 성적구도는 NC와 롯데를 더욱 치열한 관계로 만들었다. '동생' NC는 지난해 롯데를 상대로 15승1패를 기록할 정도로 맹렬했다. 기가 죽었던 롯데는 이대호를 영입하면서 절치부심했고 올해 9승7패로 반전에 성공했다.
NC 임창민과 롯데 손승락의 구원왕 대결. NC 에릭 해커-제프 맨쉽 VS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 외국인 원투펀치 대결. 나성범 VS 이대호의 신구 최고타자 대결 등.
여러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주제들이 있었지만 자연스럽게 이번 시리즈는 '강민호 시리즈'가 됐다. 역대 포스트시즌 시리즈를 봐도 시리즈 전체를 지배하는 인물들이 자주 등장하곤 했다. 일단 관심이 집중되면 일거수 일투족은 더 커보인다.
강민호는 1차전에서 2개의 폭투, 1개의 치명적인 패스트볼,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찬스에서 번번이 침묵하며 벤치의 애를 태웠다. 이상하게 강민호가 흐름을 끊고 공격을 마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강민호는 하룻만에 반전을 만들어냈다. 9일 2차전에서 볼넷으로 유일한 득점의 다리를 놓았고 안타도 때려냈다.
수비에서는 더 완벽했다. 롯데 마운드는 NC를 상대로 영봉승을 따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투수들이 정말 잘했지만 강민호의 리드가 참 좋았다"고 했다. 절묘한 볼배합과 과감한 몸쪽 승부, 상대의 흐름을 끊어내는 강약조절까지 흠잡을 데 없었다.
강민호 본인에게는 다소 성가신 관심들이지만 이제는 피할수 없는 '운명'이 됐다. 부담이 크지만 활약에 따라선 기쁨 또한 배가 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