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서울시가 주최하는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 행사인 서울패션위크. 2000년 서울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이래 많은 변화를 거듭했다. 지날수록 뚜렷해지는 양상은 패션의 문턱을 낮춰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 이에 탄력을 받아 서울패션위크는 "이번 시즌 서울시 전역을 패션 페스티벌화 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서울디자인재단은 10일 오전 11시 서울시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 살림터 3층 나눔관에서 2018 S/S 시즌 헤라서울패션위크의 운영 전반에 관한 내용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서울패션위크 측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서울패션위크는 해외 홍보 강화, 페어 전문화, 신진 디자이너 육성, 패션 아카이브 구축 등 세계적 패션위크로 거듭나기 위해 체계화 구축에 노력해왔다"며 "이번 시즌은 패션을 모티브로 한 시민참여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 일부 사람들만 즐기는 패션쇼가 아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패션문화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디자인재단 김윤희 본부장은 "서울 패션위크가 다른 패션위크와 다르게 '패피'들이 와서 즐기는 행사로 거듭났다. 그들이 더욱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을 마련했다"며 "서울 패션 거점을 통해 패션, 문화, 예술, 쇼핑을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에는 헤라, MCM, 할리스커피, 쎄씨 등 다양한 기업 후원과 공동마케팅을 비롯해 명예디자이너 전시 및 해외 멘토링 세미나, 헤라 체인지업 이벤트, 샘플 마켓 등 시민과 함께 참여하는 풍성한 패션문화 축제의 장이 열린다.
우선 메이크업 시연회인 '헤라 립 토크쇼' 및 일반인 대상으로 한 모델 오디션인 '쎄씨X에스팀 모델 캐스팅 콜' 행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에게 쎄시 12월호 표지모델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서울패션위크 참가 디자이너의 온라인 기획전인 'SFWX11번가', 트레이드쇼 참가 디자이너의 샘플을 판매하는 '샘플마켓' 등 살거리도 풍성하다. 모델 겸 디제이 김기범의 디제잉 공연과 마스터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DDP 푸드라이브러리' 등으로 시민들에게 즐길거리 또한 제공할 예정. 패션 영화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패션 필름페스티벌 에스콰이어 무비나잇'이 처음 시도되어 DDP 야외잔디언덕에서 18일부터 20일 3일간 열릴 예정이다. 가을밤의 정취와 패셔너블한 영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직접 DDP에 방문하지 못하는 시민 모두에게도 골고루 쇼 관람 기회가 돌아간다. 서울패션위크 공식 홈페이지, 동아TV 및 SNS, 네이버 V-LINE 등 온라인 및 모바일 스트리밍과 어울림광장 내 야외 대형 스크린을 통해 패션쇼가 생중계될 예정이다.
시민 참여를 위한 행사도 좋지만, 서울패션위크의 근간은 국내 디자이너의 역량 강화와 수주 증진을 위한 데 있다. 김윤희 본부장은 이에 대해 "세 시즌 트레이드쇼를 진행하며 수주 상담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신진 디자이너에게 문을 대폭 넓히는 것을 의도했고, 실력은 있으나 연차가 적은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했다. 능력은 있으나 노하우가 부족하거나 한 분들을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키워 보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패션위크 기간 안에 쇼만 무료로 진행했지만, 트레이드쇼와 패션쇼를 동시에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고맙게도 실제로 해외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시즌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주 상담 기회 확대 및 유명 바이어 초청, 역량 있는 신진 디자이너 지원을 위한 시스템 또한 더욱 강화됐다. 럭셔리 브랜드 MCM과 손잡고 제너레이션 넥스트 심사 및 선발을 진행했다. 최종 선발된 20명 전원에게는 시제품 제작 및 창작활동비 1억 원을 지원해 디자이너 작업환경 개선에 힘을 보탰다.
서울패션위크는 이번 시즌에도 이어 유망주로 선정된 10소울(10SOUL)에게 해외 유명 백화점 및 편집숍에 글로벌 팝업스토어 및 전시회를 열 수 있는 해외 홍보 마케팅, 컨설팅을 지원한다. 실제 지난 2017/18 아시아 지역대회에서는 카이의 계한희 디자이너가 여성복 부문 우승을 차지했고, 블라인드시느의 신규용/박지선은 보그 이탈리아 수석 사라 마이너의 눈에 띄어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프라이즈에 참여, 국내 디자이너 최초로 세미파이널에 진출한 바 있다.
바이어 및 유통사 라인업 또한 강화됐다. 이번 시즌에는 바니스 뉴욕 백화점의 레아킴, 셀프리지 백화점 밀라노 편집숍 엑셀시오르의 하주현 등 실질 구매력이 높은 아시아권 및 미주, 유럽 하이엔드 백화점 및 온라인 편집샵 바이어들을 초청해 디자이너들에게 더욱 많은 수주상담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이태리패션 유통사 YOOX 등 해외 브랜드, 유통사의 패션쇼 참여 확대 및 밀라노 패션위크 회장, 마랑고니 패션스쿨 CEO 등 해외 패션위크와의 교류 기반이 마련된다.
서울패션위크 측은 "서울패션위크를 발판으로 해외 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있는 신진디자이너들이 늘고 있는 만큼, 미주 및 유럽의 하이엔드 백화점 및 온라인 편집샵 바이어 40명 초청 이외에도 아시아권 백화점 및 바이어 130명 초청 등 수주 상담 기회 확충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8 S/S 헤라서울패션위크는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릴 예정이다. 루비나 명예 디자이너 전시 오프닝을 시작으로 국내 최정상의 35개 디자이너 브랜드와 6개의 기업이 참가하는 서울컬렉션 패션쇼가 진행되며 패션/문화/예술/쇼핑을 한데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18개 디자이너 개별 패션쇼(오프쇼)가 동대문을 비롯한 서울 전역에서 펼쳐진다. 또한 2016년부터 신설된 전문 수주상담회인 '제너레이션넥스트 서울'에서는 100여 개의 디자이너 브랜드 및 신진 디자이너의 수주 상담회와 참여 브랜드의 미니 패션쇼가 16회 열린다.
김윤희 본부장은 "해외 패션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하면, 서울 패션위크는 '역동적이다' 혹은 '파워풀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스트리트 감성이 쇼장에 있는 디자이너 및 관계자뿐 아니라 어울림 광장에서 즐기고 있는 패션피플들을 보면서 느낄 수 있다고 하더라. 이처럼 패션을 디자이너 및 시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할 것이다"며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gina100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