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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조진웅 "김구 선생님 연기, 이제 길 가다 침도 못뱉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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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조진웅이 김구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소감에 대해 말했다.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대장 김창수'(이원태 감독, (주)비에이엔터테인먼트·(주)무비스퀘어·(주)원탁 제작). 극중 타이틀롤이자 독립운동가 김구의 젊은 시절 김창수 역을 맡은 조진웅은 10일 오전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극중 김창수는 명성황후 시해에 가담한 일본인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감옥에 투옥된 후 핍박받는 조선인들을 보며 점차 독립운동가로 성장하는 인물. 갖은 고문과 핍박의 흔적이 역력하지만 죽음 앞에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당당한 모습은 모두의 마음을 뜨겁게 한다.

김창수는 곧 조진웅 그 자체였다. 영화 '보안관' '아가씨' '암살' '군도: 민란의 시대' '끝까지 간다'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드라마 시그널 등 매 작품마다 변신을 거듭해온 그는 이번 작품에서 김창수와 혼인일체 된 모습을 보여준다. 뜨거운 혼신을 다한 진심 어린 연기로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에 무게감을 더하며 보는 이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이날 조진웅은 김구라는 거대한 업적의 인물의 캐스팅을 제안을 여러번 거절했다가 수락한 이유에 대해 "아무도 안하려고 하나 싶었다"며 농을 던진 후 "농담이고 이젠 내 차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명량' 작업을 할 때 민식 선배님을 보면서 너무 고통스럽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게 고통스러운 일이구나 싶었다. 그걸 알고 있는 저로서는 산택할 수가 없었다. 내가 삶을 그렇게 사는 사람도 아니고. 그런데 자연스럽게 이쯤되면 내 차례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여러 가지 합리화식의 의미를 붙일 수도 있다. 김구 선생님이 1876년 생인데 제가 1976년생이다. 제가 100년 만에 맡게 됐구나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합리할 수도 있겠다.(웃음) 그리고 원고가 완성될 때 보니까, 제가 백범로에 살더라.(웃음) 백범로를 쭉 가다보면 효창공원이 있는데 백범기념관이 있다. 그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조진웅은 '명량' 때 배우 최민식이 느낀 고통을 똑같이 느꼈냐는 질문에 "제가 민식 선배님을 봐왔지만 아마 똑같은 고통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지점이 어땠을지는 몰라도 실존 인물 연기는 다시는 못하겠다는 생각했다. 사실 어느 정도 되는 사람도 아니고 굉장히 거대한 사람인데 그런 분을 연기한다는 건 쉽지 않다."며 "이 작품을 하면서 분명히 변한 건 있다. 제가 똑같이 일제 강점기를 다룬 '암살'을 했었는데, 그때 받았던 질문이 '당시 태어나면 극중 인물처럼 하겠냐'였다. 그때는 '나는 절대 못하겠다'였다. 그런데 이번에 작업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니 '당연히 해야 한다'라고 답하게 되더라. 그거는 확실히 변한거더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그는 "김구 선생님을 연기한 다음에는 길가다가 침도 못뱉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주변에서 그렇게 말하더라. 그런데 그런 말이 싫은 게 아니라 '당연히 그래야지! '라고 생각했다. 내 삶이 오히려 더욱 좋게 바뀐 것 같다.

한편, '대장 김창수'는 이원태 감독의 첫 연출작이다. 조진웅을 비롯해 송승헌, 정만식, 정진영, 신정근, 유승목, 정규수, 이서원, 곽동연 등이 출연한다. 오는 10월 19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키위 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