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세 인상 후 전자담배 수입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담뱃세 인상으로 일반 담배 흡연자들이 전자담배 흡연자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관세청에서 받은 전자담배 수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5년 담뱃값 인상 후 올해 8월까지 전자 담배 용액 수입량은 약 243톤 규모에 160억원어치다.
이는 담뱃세 인상 전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수입량(91톤)보다 2.7배, 수입액(67억원)보다 2.4배 증가한 수치다.
니코틴 액상 전자담배를 10회 흡입한 양(0.04~0.05g)을 일반 담배 1개비라고 가정하고 일반 담배 20개비를 1갑으로 보면 담뱃세 인상 후 늘어난 전자담배 용액 수입량은 일반 담배 1억5282만갑에 해당된다고 박 의원은 설명했다.
또한 수입 전자담배 용액 중 니코틴이 포함된 것은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96톤, 니코틴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약 148톤이었다.
담뱃세 인상 전보다 니코틴 포함은 1.8배, 니코틴 불포함은 4.0배 각각 늘어난 것이다.
특히 니코틴이 포함된 전자담배 용액의 수입이 급증했다.
담뱃세를 인상한 해인 2015년 12톤에 그쳤던 니코틴 포함 전자담배 용액 수입량은 작년 22톤에서 올해 1~8월 61톤으로 늘었다.
올해 8월까지 수입량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량의 3배에 달하는 셈이다.
전자담배 키트 수입량도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269톤, 256억원어치로 담뱃세 인상 전인 2012~2014년(173톤, 143억원)보다 수입량은 55.5%, 수입액은 79.0% 늘었다.
박 의원은 "담뱃값 인상 정책은 일반 담배 흡연자들이 전자담배 흡연자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만 나타났다"며 "국민 건강 챙기지 못하고 서민들에게만 세금만 더 걷어간 담배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