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1대0 승리를 누가 예상했을까.
그동안 '타격의 팀', '선발의 팀'이란 이미지가 강했던 롯데에 올시즌엔 불펜이 강한 팀이란 이미지가 확고해지고 있다.
정규시즌 후반기 쾌속 진군을 뒤에서 밀어줬던 불펜진이 포스트시즌에서도 믿음직한 철벽을 구축하고 있는 것.
롯데는 NC 다이노스와 벌인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비록 11회초에 대거 7점을 내주며 2대7로 패했지만 10회까지 선발 린드블럼과 뒤이어 나온 박진형-조정훈-손승락이 NC 타선을 2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2차전에선 1대0의 승리를 거뒀다. 잘던지고 있던 선발 레일리가 6회초 부러진 배트에 다리를 맞는 부상으로 갑자기 강판되며 위기가 왔지만 박진형과 조정훈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가 NC의 방망이를 침묵시켰다.
2회말 문규현의 병살타로 얻은 1점을 끝까지 지켜낸 것은 롯데로서는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의 고질은 불펜이었다. 지난 2008년 암흑기를 끝내고 8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선발과 타격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불펜진은 필승조가 확실하게 짜여지지 않았다. 2009년엔 외국인 마무리 애킨스를 영입했고, 애킨스가 26세이브로 세이브왕에 오르기도 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했다.
2011년 양승호 감독 시절 임경완과 강영식 김사율 등으로 필승조를 꾸린 것이 효과를 내며 불펜진이 안정감을 보이기도 했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롯데는 지속적으로 불펜 강화에 열을 올렸다. 2011시즌이 끝난 뒤 이승호와 정대현을 FA로 영입하기도 했었고, 2015시즌이 끝나고선 윤길현과 손승락을 FA로 데려왔다.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롯데에선 이상하리만치 좋은 불펜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롯데의 열망은 올시즌 후반기에 극적으로 완성됐다.
린드블럼-레일리-박세웅-손승준-김원중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안정감을 보이고 타선도 터지는 가운데 필승조가 승리를 지키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선발로 나왔다가 탈락했던 박진형이 구원으로 나서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긴긴 부상에서 돌아온 조정훈이 위력적인 포크볼로 힘을 보탰다. 손승락은 동료들이 이어준 세이브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완성된 롯데의 필승조는 포스트시즌에서도 그 위력을 이었다.
이제 롯데는 확실히 선발, 타선만 강한 팀이 아닌 불펜도 강한 팀이 됐다. 롯데팬들이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또하나의 이유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