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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기 출전' 앞둔 이정후, 기회는 선수 스스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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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0순위'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의 목표 달성이 눈 앞에 다가왔다.

이정후는 지난해 휘문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한 '고졸 루키'다. 하지만 데뷔 하자마자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코칭스태프의 이목을 끌더니, 우연히 찾아온 기회에 개막전부터 외야 주전을 꿰찼다. 넥센은 시범경기에서 임병욱이 부상을 당했고, 시즌초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이 워낙 부진해 곧바로 이정후에게 기회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회를 잡는 것도 선수의 능력이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내가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정도의 기회 뿐이다. 그 기회를 잡는 것은 어디까지나 선수들의 능력이다. 그리고 정후는 기회를 잡을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정후는 특별한 슬럼프, 적응 기간도 없이 곧바로 1군 무대를 휘저었다.

밀어치고, 당겨치고, 커트해내는 타석에서의 재주는 도저히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열아홉살 신인의 모습이 아니었다. 넥센 뿐만 아니라 타 팀 선배들도 이정후를 보고 "야구 천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정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선수들 모두 "프로 무대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하다"며 입을 모은다.

'전설' 이종범(현 MBC스포츠+ 해설위원)의 아들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지만, 스스로 타고난 재능이 출중하다. 지난달 10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1994년 김재현(LG)의 134안타를 넘어 신인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운 이정후는 이제 신인 최초 전 경기 출전, 3할 타율 달성도 눈 앞에 두고 있다. 현재까지 체력적인 어려움을 크게 호소하지도 않고, 타격 슬럼프도 오래 가지 않는다. 넥센 코칭스태프도 이정후의 기록을 고려하되, 컨디션 조절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출전을 조절해주고 있다. "부상만 없었으면 좋겠다"던 이정후의 바람도 다행히 현실로 이뤄졌다. 올 시즌을 무탈하게 보내는 중이다.

당연히 올해 신인왕도 '0순위'다. 마땅한 경쟁자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투수 신재영이 신인왕을 수상했던 넥센은 2년 연속 배출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갈 수록 갓 프로에 입단한 신인 선수들의 1군 진입 장벽이 높아지지만, 이정후에게만은 예외다. 2007년 임태훈(전 두산) 이후 10년만에 순수 고졸 신인왕이 탄생할 예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