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타자들이 '좌투수 울렁증'을 완벽히 극복했다. 중요한 순간 상대 에이스 투수를 무너뜨렸다.
SK는 1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7대4로 승리했다. 2연패를 끊고, 시즌 72승1무67패를 기록. 5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SK는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 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최대한 승수를 따내야 하는 상황. 1위 KIA와의 2연전이 고비였다. 게다가 상대 선발 투수는 18승을 거두고 있는 양현종이었다. 그러나 SK 타선은 이번에도 양현종을 공략했다.
SK는 지난 13일 인천 KIA전에서 극적인 15대10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양현종을 맞아 노수광을 제외하고 전부 우타자를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양현종은 6이닝 5실점(4자책점)을 기록했다. 비록 선발 싸움에서 밀렸지만, SK는 경기 후반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이후 장원준, 브룩스 레일리 등 에이스급 좌투수들을 상대로 5점 이상을 뽑아냈다.
SK는 8월까지 좌투수 상대 팀 타율이 2할5푼, 출루율이 3할1푼7리로 최하위였다. 장점인 장타율도 0.409로 8위. 좌투수만 만나면 힘든 승부를 펼쳤다. 약점을 점차 극복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9월 이후 좌투수 상대 팀 타율이 3할3푼7리로 이 기간 리그 2위였다. 또한, 가장 많은 12홈런을 뽑아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치기 좋은 공을 잘 공략하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다시 만난 양현종도 어려운 상대가 아니었다. 마침 양현종의 제구도 흔들렸다. SK는 1회초 2사 후 최 정의 볼넷과 정의윤의 중전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1,2루에서 제이미 로맥이 2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쳐 선취 득점. 2회에는 선두타자 김동엽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좌익수 최형우의 실책까지 겹쳐 무사 2루. 1사 후 김성현의 좌전 안타, 이재원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추가했다. SK는 1사 1,2루에서 폭투와 노수광의 2루수 땅볼을 묶어 3-0으로 달아났다.
SK가 3-1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는 투수전으로 흘렀다. KIA는 7회초에도 양현종을 그대로 등판시켰다. SK는 투구수가 많아진 양현종을 무너뜨렸다. 첫 타자 김강민이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김성현이 희생 번트를 시도했고, KIA 내야진이 주춤하는 사이 번트 안타가 됐다. 무사 1,2루에서 대타 조용호가 희생 번트에 실패했다. 하지만 조용호는 끈질긴 승부 끝에 좌익수 왼쪽 2루타를 때려내며 타점을 올렸다. 노수광은 바뀐 투수 고효준을 상대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쳐 쐐기를 박았다. 1사 1,2루에선 정의윤의 우전 적시타로 도망갔다.
SK는 7회말 이범호에게 추격의 3점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불펜 투수들이 호투하며, 3점의 리드를 지켜냈다. 양현종, 고효준으로 이어지는 좌투수들을 완벽하게 공략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
광주=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