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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평] 또다시 250년 전 '폐관쇄국'을 고수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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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7'에는 텐센트, 넷이즈, 스네일 등 중국 게임사는 물론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업체를 포함해 총 30여 개국에서 300여 관계사가 참가하며 17만 제곱미터, 총 15개 관을 전시에 사용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특히 올해 '차이나조이'에서는 중국 게임사가 자국 내 유명 IP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북미, 유럽 등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유명 IP 확보에도 주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외 유명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IP를 중국 현지화한 다양한 작품 중에서는 국산 게임도 찾아볼 수 있었다.

스네일은 펄어비스가 개발한 MMORPG '검은사막'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대형 전광판을 입구에 배치했다. 세기천성은 넥슨 모바일 게임 '마비노기 영웅전: 영항' 대형 조형물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넷마블 모바일 MMORPG '리니지 2 레볼루션'과 블루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또한 현지 부스를 통해 선보였다.

중국은 지난 2004년부터 전 세계 게임 시장을 무대로 게임쇼를 개최하고 있다. '차이나조이' 기간에는 중국 게임 산업을 논하는 'CGBC(China Game Business Conference)'와 중국 및 해외 유명 개발자들이 참가하는 'CGDC(Chinese Game Developers Conference)' 등 각종 콘퍼런스도 함께 진행되며 이 과정에서 중국은 자국 게임 시장 미래를 논하고 해외 기술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처럼 개방적인 행사인 '게임쇼'를 개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970년대 말 덩샤오핑이 내세운 '흑묘백묘(黑猫白猫)'론 이후 '사회주의적 시장경제체제'로 완성되는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한 중국 정부가 있다.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민영 기업을 허용하고 경제 특구를 설립해 연해 도시를 개방하는 등 선진 기술 도입과 경제 개발 자금 조달에 힘써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최근 18세기 청(淸)왕조가 취한 '폐관쇄국(閉關鎖國)' 정책에 버금가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리하여 중국은 올해 1월부터 '인터넷 봉쇄' 절차를 강화했다. 또한, '차이나조이'가 열렸던 7월에는 '사이버 주권 확보'를 명분으로 중국 대형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소후(搜狐), 왕이(网易), 펑황(凤凰), QQ(腾讯) 등에 강화된 규정을 전달했다.

중국 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차이나 모바일, 차이나 유니콤, 차이나 텔레콤 등 통신 기업에 내년 2월까지 공안 방화벽인 '만리방벽(萬里防壁)'을 우회할 수 있는 VPN(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 사설 통신망) 개인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만리방벽'은 중국 내에서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을 비롯해 한국,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디지털 공안 체제이며 '금순공정(金盾工程)', 혹은 '황금방패(黃金防牌)'라고도 불린다. 중국 내 모든 PC에는 '만리방벽'이 의무적으로 설치되어 있고 이 때문에 해외 사이트는 물론 해외 게임도 즐길 수 없어 적지 않은 중국 유저가 VPN을 통해 방화벽인 '만리방벽'을 우회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인터넷 봉쇄' 절차를 강화한 이후 VPN 서비스를 제공하던 그린VPN(GreenVPN)은 서비스를 종료했고 슈퍼VPN(SuperVPN) 또한 서비스가 중단됐다. 여기에 VPN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자에게는 징역 9개월이 선고됐다.

'폐관쇄국'은 중국 내에만 그치지 않고 국내 게임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국산 게임 중에 중국 내 서비스에 필요한 '판호(版號, 유통허가)'를 받은 게임은 없다. 7월 열렸던 게임쇼 '차이나조이'에서 중국 회사들이 여러 국산 게임을 선보였지만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서비스 일정이 확정된 게임은 없다.

이처럼 중국은 세계적인 게임 IP를 확보하고 서비스하기 위해 게임쇼를 개최하는가 하면 자국민이 해외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정부 차원에서 막고 있다. 또한, 자국 게임을 해외에 출시하는 데에는 적극적이지만 외산 게임이 서비스되는 데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이중성을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펼치는 '인터넷 봉쇄' 정책은 약 250년 전 청나라 건륭제가 펼쳤던 '폐관쇄국' 정책과 놀랍도록 유사하다"며 "이후 청나라가 어떤 길에 들어섰는지는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는데 중국은 또다시 그 길을 걸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