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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감자' 이란 케이로스가 온다, 유럽파는 아직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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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와 악연이 있는 포르투갈 출신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64)이 이란 A대표팀을 이끌고 26일 오후 4년 만에 내한한다.

신태용 감독의 한국 A대표팀은 이란과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숙명의 대결을 갖는다. 한국은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위해 이란전 승리가 필요하다. 반면 이란은 이미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자격을 러시아(개최국) 브라질(남미)에 이어 세번째로 획득했다.

'적장'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 자국리그에서 뛰는 국내파들을 이끌고 온다. 이란 해외파들(아직 발표하지 않음)은 유럽 소속팀 일정을 마치고 28일쯤 합류하게 된다.

케이로스 감독과 한국 축구의 악연은 4년전인 2013년 6월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울산에서 벌어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이었다. 한국은 이란에 0대1로 졌다. 케이로스 감독은 당시 최강희 감독과 한국팀 벤치를 향해 '주먹감자' 세리머니를 날렸다. 당시 경기전 두 사령탑은 입싸움으로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 축구팬들은 케이로스 감독의 다혈적이고 빈신사적인 행동에 비난을 퍼부었다. 이후 2014년 11월 19일 한국이 이란과 다시 테헤란에서 친선경기를 가졌다. 당시 케이로스 감독은 경기전 기자회견에서 2013년 6월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화해의 손길을 먼저 보냈다. 그렇지만 우리 축구팬들에게 케이로스 감독은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지 않다.

한국에게 케이로스 감독은 반드시 무너트려야 할 '산'이다. 반대로 이란 입장에선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 축구를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은 구세주로 통한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 축구사에서 최장수 대표팀 사령탑이다. 2011년 선임된 후 6년째다. 2회 연속 이란을 월드컵 본선 무대로 이끌었다. 첫 기록이다.

그는 이란 대표팀의 선수 구성을 바꿔놓은 주인공이다. 머리를 썼다. 유럽에서 재능을 보여주고 있는 이란 혈통을 찾아 A대표팀으로 이끌었다. 네덜란드 태생 공격수 쿠차네자드, 독일 태생 다바리, 데자가, 스웨덴 태생 나자리 등이 그 사례다.

최근 케이로스 감독은 한 명의 선수를 추가하려고 한다. 스웨덴 태생 공격수 사만 고도스다. 24세의 젊은 공격수는 소속팀 오스터순드(스웨덴)에서 주전으로 맹활약 중이다. 최근 팀을 유로파리그 본선으로 견인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고도스를 중앙 공격수 바로 뒤에 세워 공격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포르투갈령 모잠비크에서 태어난 케이로스 감독은 축구선수(골키퍼)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도자로 변신한 후에는 매우 다양한 이력으로 성공가도를 달렸다. 포르투갈 청소년대표팀(U-20)을 성공적으로 이끈 후 포르투갈 A대표팀에 이어 명문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미국 메트로스타스, 나고야 그램퍼스(일본), UAE 대표팀, 남아공 대표팀 사령탑을 경험했다.

그리고 2002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 발탁돼 맨유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2003년엔 스페인 빅클럽 레알 마드리드 감독으로 이동했지만 한 시즌을 후 경질됐다. 그리고 다시 퍼거슨 감독의 손을 잡고 맨유 수석코치로 돌아간 후 2008년까지 함께 일했다. 이때 박지성과도 한솥밥을 먹었다.

케이로스 감독은 2008년 포르투갈 감독을 맡으면 맨유를 떠났고, 2011년 이란 사령탑에 오른 후 한 곳에 정착했다.

4년전 내한했을 때 케이로스 감독의 상대는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전북 현대)이었다. 이후 케이로스를 상대했던 한국 사령탑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성적부진 경질)으로 바뀌었고, 이번엔 '여우' '난 놈' 신태용 감독이다. 한국 축구는 케이로스 감독이 이란을 맡은 후 4전 전패(모두 0대1) 중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