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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보강 '제로' 수원 삼성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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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은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핫'한 팀이다.

서정원 감독 부임(2013년 시즌) 이후 처음으로 5연승을 달렸고, 외국인 해결사 조나탄은 K리그 최초 4경기 연속 멀티골로 화제를 몰고 다닌다.

작년 시즌에 이어 올시즌 초반까지 수원의 추락한 경기력에 실망했던 수원의 열성 축구팬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수원의 보배였던 권창훈이 프랑스 디종으로 떠나고, 스리백 중심이던 이정수(은퇴) 양상민(부상) 민상기(군입대) 등 수비자원이 줄줄이 이탈한 현실을 감안하면 꽤 칭찬받을 일이다.

하지만 양지만큼이나 음지도 넓다. 급격한 상승세 속에 올스타전 브레이크를 보냈는 데도 웃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수원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빈손으로 돌아왔다. 클래식 12개팀 가운데 전북, 상주와 함께 전력보강이 전무한 팀이다. 전북은 김보경을 해외 이적시킬 만큼 스쿼드가 탄탄하고 군인팀 상주는 시즌 중 군입대자를 받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에 전력보강 '제로'가 이상할 게 없다.

수원은 다르다. 모기업이 바뀐 이후 최근 몇 년 연속 전력 이탈이 더 컸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위치까지 왔다. '물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주변의 기대감도 컸다.

필요한 수비수를 보강했다면 더 높이 상승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서 감독이 공개적으로 수비수 1명을 보강하고 싶다고 밝힌 게 지난 6월 6일 제주와의 FA컵 16강전 때였다.

당시 매튜-곽광선-구자룡 등 3명의 수비수로는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했다. 백업자원이 있어야 장기 레이스를 이어갈 수 있다. 감독이 호소하다시피 보강 의지를 밝혔지만 구단이 안겨 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최악의 시즌이었던 작년 여름에는 최소 조나탄 1명 정도는 보강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 엄청난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데 올해는 시민구단만도 못한 전력보강이다. 6월 말부터 중국에서 뛰던 국가대표급 수비수들이 시장에 나온다는 소식이 들릴 때 수원은 "그런 선수들은 너무 비싸서…"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이후 국내에서도 수비수를 찾아보기는 했다. 찾아다니다가 챌린지리그에서 뛰는 선수까지 접촉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단골 메뉴로 등장한 '긴축재정'때문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수원 구단측도 '긴축재정' 얘기가 나오면 "과거처럼 넉넉하지 않을 뿐 쓸 만큼 쓴다"며 민감하게 반응한다. 수원은 올시즌 권창훈을 디종으로 이적시키면서 이적료 120만유로(약 15억원)를 벌었다. 팀내 고연봉자 그룹에 속한 이상호(이적) 이정수가 빠지면서 인건비 지출도 줄었다. 이상호가 서울로 이적하는 과정에서는 5∼6억원의 이적료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민우 신화용의 신규 영입을 감안하더라도 빠듯한 형편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결국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을 피하기 힘들다. 수원은 한때 '젊은피' 유주안이 반짝 뜨자 "권창훈처럼 어린 유망주를 키우는 화수분 축구가 성공하고 있다"며 유망주 발굴 노력을 강조했다. 취지는 좋지만 포지션에 안맞는 선수를 억지로 갖다 맞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명가재건을 원한다면 그에 걸맞은 후원과 격려도 있어야 뛰는 선수들 신이 나는 게 프로의 생리다.

공부 열심히 해서 성적 쑥쑥 오른 자식이 참고서 하나만 사주면 좋겠다고 했는데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면 충분하다"고 묵살하면 그 학생 심정은 어떨까. 변별력을 갖춰야 한다며 교과서로만 공부하면 풀 수 없는 문제를 내는 게 현실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