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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이동국 역사적 200호골, 꼭 이루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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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에서 나이에 대해 생각은 안해봤다. 나이 많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운동할 때나 경기할 때 나태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수들과 같이 부딪치면서 나이 생각을 안하려고 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지난 23일 서울전(2대1승)에서 통산 196호골을 밀어넣은 '만38세 골잡이' 이동국(전북)의 말이다.

세월을 거스르는 '현역 레전드' 이동국의 200호골 대기록 달성은 K리그 후반기 팬들이 고대하는 가장 뜨거운 관전포인트다.

2일 재개되는 K리그 클래식 24라운드 인천 원정부터 기록 도전은 다시 시작된다. 이동국은 올시즌 에두, 김신욱 등 리그 최강의 스트라이커들과 매경기 치열한 '원톱' 선발 경쟁을 펼쳐왔다. 올시즌 16경기(5선발, 총 603분)에서 4골 2도움을 기록했다. 이동국의 4골은 턱없이 부족한 출전시간을 경이로운 결정력, '원샷원킬' 효율성으로 극복한 쾌거다. 5월3일 대구전 이후 한달반만에 출전한 6월 28일 포항 원정(3대1승)에서 멀티골로 통산 195골을 찍더니, 포항전 이후 4경기만에 선발로 나선 지난달 16일 상주(3대1승), 지난달 19일 광주전(3대1승)에선 연속도움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3일 절체절명의 서울전(2대1승)에선 후반 33분, 쐐기골로 196호골을 쏘아올렸다.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최강희 감독은 '베테랑' 이동국의 기복없는 활약을 '해탈'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이동국은 그 어느 해보다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나이로) 서른아홉살이 맞나 싶다. 허튼 동작,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다. 몸싸움도 강하게 붙어주고, 수비 등지고 다 연결하고…, 어찌 보면 말도 안된다. 정신적으로도 해탈한 모습이다."

이제 K리그 후반기 10경기가 남았다. 스플릿의 운명이 갈린 후엔 5경기가 남는다. 이동국은 현재 196호골-68도움을 기록중이다. 200호골까지 4골, 70-70 클럽까지 단 2도움이 남았다.

문제는 출전시간이다. 김신욱, 에두와의 원톱 경쟁은 계속된다. 이동국은 출전시간에 대해 초연하게 '해탈'한 모습이다. "전북에는 좋은 공격수가 많다. 출전시간을 보장받을 만한 선수들이다. 이 부분에 불만은 없다." 오히려 부담스러운 쪽은 최강희 감독이다. 이동국의 200호골을 가장 기다리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매경기 머리가 아플 정도로 고민을 거듭한다. 애제자의 대기록을 누구보다 열망하지만, 선수 기용 권한을 쥔 사령탑이다. 어찌 보면 최 감독의 결정에 이동국의 기록 달성 시점이 달렸다. 최 감독은 애써 초연했다. "신경은 쓰이지만 일단 감독은 팀이 이기는 데 집중해야 한다. 언제나 팀이 이기는 데 포커스를 맞춘다"는 원칙론을 말했다. "아무래도 200호골 기록은 앞으로 K리그에서 누구도 밟기 힘든 역사적 기록"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배려'라는 것이 선수들이 조금만 오해를 하면 편견이 될 수도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굉장히 조심스럽다"고도 했다. "이동국도 '해탈'했지만 우리 팀 선수들도 '저 형은 대단하다' '저 나이에 저렇게 해낸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선수들이 인정해주면 괜찮다. 선수들의 이해도 구하고 무엇보다 (이)동국이 상태를 잘 유지시켜야 한다"고 했다. 200호골의 조기 달성을 열망했다. "한 경기에 한 골이 아니라 몰아치기도 할 수 있다. 10~15경기 남았지만 올해안에, 빠른 시일안에, 홀가분하게 이뤘으면 한다."

애써 속내를 숨겼지만, 대기록 달성에 대한 최 감독의 간절함은 선수 못지 않았다. "역사적인 기록을 올해 안에 잘 만들어봐야지, 이룰 수 있도록 해봐야지."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