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취미·레저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드론의 배터리 폭발이나 발화, 충돌에 의한 상해 등 안전사고가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구매빈도가 높은 취미·레저용 드론 20개 제품의 배터리와 드론 본체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제품 브랜드별 국적은 중국 17개, 한국 2개, 프랑스 1개다.
20개 제품 모두에는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이 중 8개 제품(40.0%) 배터리에 보호회로가 없어 용량 이상으로 충전하게 되면 폭발하거나 불이 날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실제로 보호회로가 없는 1개 제품은 소비자원의 과충전 시험 중 폭발하기도 했다.
빠르게 회전하고 날카로운 드론 프로펠러로부터 신체 등의 상해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보호장치(안전가드)가 없는 제품도 4개(20.0%)였다.
9개 제품(45.0%)에는 안전가드가 있었지만, 프로펠러 회전 반경보다 작거나 설치 높이가 낮아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안전가드가 사람의 신체가 아니라 사물과 충돌할 때 기체나 프로펠러를 보호하기 위한 용도라고 광고하는 제품도 있었다.
안전기능이 없어 비행중 추락위험도 높다는 지적도 있다. 조사대상 중 19개 제품(95.0%)은 조정거리를 벗어나면 아무런 경고 없이 추락했고, 17개 제품(85.0%)은 송신기에 배터리 방전 경고 기능이 없어 비행 중 불시 추락의 우려가 높았다.
드론 초급자가 알기 어려운 조종자 준수사항을 모두 표시한 제품은 2개에 불과했고 10개 제품(50.0%)에는 아예 표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드론은 '항공안전법'에 의해 야간비행(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이 금지되지만, 일부 오픈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드론에는 '야간비행 가능'등의 광고가 이뤄지고 있었다.
한편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에 접수된 드론 안전사고는 총 12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배 늘었다. 2015년부터는 총 40건이 접수됐다. 사고 원인으로는 드론 충돌이 23건(57.5%)으로 가장 많았고 배터리 폭발·발화(9건, 22.5%), 드론 추락(8건, 20.0%)이 이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드론 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국가기술표준원에 드론 본체 및 리튬배터리에 대한 안전기준 마련을, 국토교통부에는 조종자 준수사항 홍보 강화 등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기술표준원 측은 "신체 상해방지를 위한 프로펠러 형상, 배터리 방전에 의한 추락방지를 위한 알림 기능 의무화, 고출력이 요구되는 배터리에 대한 전기적 안전 요구사항을 포함한 취미·레저용 드론 안전기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