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중국이 예능에 이어 한국 드라마까지 '복제'에 나섰다.
최근 시나닷컴을 비롯한 유력 중국 매체는 새로운 TV 시리즈인 '우리는 사춘기'가 중국판 '응답하라 1988'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오는 12월 안후이TV를 통해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우리는 사춘기'는 '응답하라 1988'과 마찬가지로 80년대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이웃, 가족 간의 이야기를 함께 녹여낼 예정이다. 이미 지난 6월 약 3개월간의 촬영에 들어갔으며 40부작을 목표로 제작중이다.
지난 해 1월 종영한 tvN '응답하라 1988'은 방송 당시 tvN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18%)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국내 뿐 아니라 지난 해 부터는 중국의 한 동영상 사이트에서 2억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중국 현지에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니 만큼 '응답하라 1988'를 그대로 복제한 듯 보이는 '우리는 사춘기'에 대한 중국 네티즌 또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드마라를 따라하지 마라' '한국 원작 저작권을 구입한 거냐' '리메이크냐 표절이냐' 등의 댓글을 달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이에 대해 tvN 측은 스포츠조선에 "'응답하라 1988'의 판권을 중국 방송사 측에 판매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tvN 내부에서도 '우리는 사춘기'에 대해 알고 있고 이 드라마가 어떤 식으로 그려질지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국 프로그램 베끼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에는 tvN '윤식당'을 그대로 복제한 '중찬팅'이 중국 후난위성를 통해 방송됐고 '삼시세끼' '안녕하세요' '프로듀스101' '쇼미더머니' '너의 목소리가 보여' '히든싱어' 등 국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수차례 표절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법적 제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한국 방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한국 방송사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반응은 중국 방송사 측에 부담함을 알리는 공문을 보내는 일이다. 하지만 중국 측에서 공문 자체를 무시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특정 법정 제재를 가하려 하더라도 절차와 방법이 매우 복잡하고 준비 과정만으로도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므로 이미 표절 프로그램은 모두 종영하고 난 뒤가 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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