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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간담회 이후 바빠진 재계, 후속조치 마련에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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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7~28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대화 이후 재계가 후속 조치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요 그룹 총수급이 참석한 청와대 첫 회동이었던 만큼 문 대통령의 주문인 '일자리 창출' 등의 과제에 적극 호응하고자 하는 것.

그러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급변하는 대내외적 정세 속 안팎으로 산적한 문제들이 많아, 주요 그룹의 과제 해결까지 과정은 결코 순탄해보이지 않는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등 청와대 간담회에 참여한 주요 그룹들은 문 대통령이 당부했던 좋은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등과 관련한 세부 추진방안을 앞다퉈 발표할 계획이다.

이중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채용 확대 계획의 구체화와 더불어 올해 대규모 투자 계획의 세부 항목을 논의하고 있다. 다른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2,3차 협력사 추가 지원 방안과 하반기 채용 계획 등을 놓고 시행안 마련에 나섰다.

한화는 서비스 계열사의 상시업무 종사자 85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현대차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청와대 만찬에서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한 만큼 협력업체 지원에 필요한 추가 조치 검토에 나섰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참여하는 '공유인프라 추진방안 마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간담회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문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했던 SK이노베이션 후원의 '전주 빵카페'처럼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에 보다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상생 편의점'을 기치로 내건 편의점 이마트24(옛 위드미)를 통해 기존 3무(無) 정책(강제 24시간 영업, 로열티, 영업 위약금이 없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추가적인 상생안을 고심하고 있다. LG그룹도 "1차 협력업체와 계약할 때 2·3차 협력업체와의 공정거래를 담보하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하겠다"는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의 간담회 약속과 관련해 세부 방안을 짜고 있다.

그러나 이들 주요 그룹이 맞닥뜨린 대내외적인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삼성그룹의 경우 당장 오는 8월 7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뇌물죄 혐의 결심 공판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한다. 최근 청와대가 공개한 문건이 이번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그룹 전체에 긴장감이 팽배해있다.

현대차그룹은 더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해외 시장인 중국 뿐 아니라 미국 시장도 판매가 부진하면서 지난 2분기 순이익이 반토막났다. 북한의 계속적인 무력시위에 최근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하면서, 중국 시장의 위축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안으로는 노조의 대규모 파업과 통상임금 소송, 리콜 등으로 시름하고 있다.

이외에 조선업황 부진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현대중공업그룹,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롯데그룹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다.

LG그룹은 주력 기업인 LG전자의 최근 스마트폰 실적 부진과 함께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 등이 '사드 악재'를 얼마나 극복해낼 수 있을지가 최대 현안이다.

재계 관계자는 "상생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힌 오뚜기를 간담회에 초대한 것 자체가 다른 기업에겐 엄청난 압박"이라며 "미국의 통상 압력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끊이지 않고 있으나, 기업 입장에선 대통령이 주문한 '일자리 창출', '상생 협력' 등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문 대통령과 '주파수 맞추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