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일은 류지혁(두산 베어스)의 야구 인생 최고의 날로 기억될 것 같다.
류지혁은 이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타수 4안타(1홈런) 5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 달 30일 팀의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며 유격수로 선발 출전하고 있는 류지혁은 2경기 만에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켜줬다.
1회 무사 1루의 첫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때려내고 김재환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은 류지혁은 2회에는 2사 2,3루 상황에서 2타점 적시 3루타를 쳐냈다.
4회에도 타석에선 그는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5회는 이날 류지혁 활약의 백미였다. 1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류지혁은 상대 투수 권오준의 4구 125㎞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자신의 시즌 첫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7회초 타석에서 2루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물러난 류지혁은 7회말 대수비 서예일과 교체됐다. 2루타 하나가 부족한 '사이클링 히트'였다.
두산 관계자는 "류지혁은 왼쪽 허벅지에 살짝 당기는 느낌이 들어서 7회 교체됐다. 사실 그 전에 교체하려고 했지만 기록이 걸려있는 경기라 한 타석 더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지혁이 한 경기에서 4안타, 5타점, 3득점을 기록한 것은 데뷔 후 처음이다. 이날 두산은 12대5로 승리했고 이중 5점을 류지혁이 책임졌다.
지난 2012년 4라운드 3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류지혁은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백업 내야수로 활약했다. 지난 해 90경기에서 118타수 34안타, 타율 2할8푼8리를 기록한 류지혁은 시즌 내내 총 9타점을 기록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1일 하루에만 5타점을 만들어내는 활약을 했다.
올해 류지혁은 1일까지 이미 78경기에 출전해 지난 해보다 많은 41안타 1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활약으로 시즌 타율은 3할1푼1리가 됐다.
기회를 얻자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준 류지혁. 지금까지는 백업 선수로 불렸지만 머지않아 두산의 주전 내야수가 될 가능성이 보이는 경기였다.
대구=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