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하룻만에 돌변했다. 전날(28일) 2안타에 그쳤던 타선이 대폭발했다.
LG 트윈스는 2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15안타를 몰아친 타선과 이만규의 5이닝 2실점 선발승(5승5패)을 앞세워 12대2로 승리했다. 전날 3대4 역전패를 하룻만에 설욕하며 한화의 3연승을 저지했다.
임찬규는 지난 5월 20일 롯데전 6⅔이닝 1실점으로 시즌 4승을 따낸 뒤 10경기만에 감격의 선발승을 맛봤다. 한때 4연승을 달렸으나 직전 9경기에서 4패에 그친 바 있다. 임찬규는 최고구속 142km의 직구에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던졌다. 2회 비디오판독 오독으로 선제점을 내준 것과 4회 김태균의 중월 1타점 2루타를 허용한 것이 전부였다. 6회 첫타자인 윌린 로사리오에게 볼넷을 내주며 투구수 100개를 채운 뒤 마운드를 이동현에게 넘겼다. 퀄리티 스타트에는 실패했지만 의미있는 1승으로 양상문 LG 감독의 고민을 덜었다.
임찬규는 경기후 "선발때마다 최대한 이닝을 버티려 했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다. 감사드린다. 득점과 호수비를 펼쳐준 동료들 덕분이다.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은 "임찬규가 오늘 좋은 투구로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타자들이 장타로 활발한 타격을 해준 것이 승리 원동력이 됐다. 로니가 첫 홈런을 계기로 빠른 적응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LG는 타선을 대거 손봤다. 가장 잘 치고 있는 박용택을 1번 좌익수로 내보냈고, 양석환 대신 김재율, 손주인, 유강남, 황목치승을 새롭게 선발라인업에 추가했다. 양 감독은 "선수들이 다소 지친 측면이 있다. 변화를 주는 것이 활력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변화는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타선은 3개의 홈런을 포함해 장단 19안타를 쏟아냈다.
0-1로 뒤진 3회초 1득점으로 동점을 만든 LG는 4회초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낙승했다. 이날 양 감독이 타선 뇌관으로 심은 선수중 한명이었던 유강남은 2-1로 앞선 4회초 무사만루에서 한화 선발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끝에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LG는 이어진 무사 2,3루 찬스에서 희생플라이와 박용택의 2점홈런, 2사후 제임스 로니의 데뷔 첫 홈런까지 쏟아내며 8-1로 성큼 달아났다. 박용택은 3경기 연속 홈런. 로니의 홈런 또한 LG가 학수고대하던 큰 것 한방이었다. 특히 로니는 한국무대 3경기만에 홈런을 터뜨렸다.
LG로선 경기에 졌으면 진짜 속상할 뻔했다. LG는 2회말 선취점을 '도둑맞았다'. 치명적인 비디오 판독 오독. 0-0으로 팽팽하던 2회말 한화 공격. 1사 3루에서 한화 6번 양성우의 타구는 1루수 땅볼. LG 1루수 정성훈의 재빠른 홈송구가 이어졌고, 3루주자 로사리오와 LG 포수 유강남 사이에 접전이 벌어졌다. 세이프 판정. LG 벤치에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6분 15초 가량의 제법 긴 시간이 흐른 뒤 판독센터는 세이프임을 재확인했다. TV중계방송사의 느린 화면에는 태그 상황이 정확하게 잡혔다. 로사리오의 발이 홈플레이트에 닿기 전에 유강남의 글러브 태그가 로사리오의 팔꿈치에 정확하게 닿았다. LG는 비디오 판독 오독으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오랜만에 화끈한 방망이로 멋진 전화위복을 완성했다. 홈태그 당사자 포수 유강남은 9회초 3점홈런을 더하며 5타수 2안타 1홈런 5타점으로 슈퍼 히어로가 됐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