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JTBC '뉴스룸'에서는 2015년 자신의 마티즈 차량에서 자살한 국정원 임과장의 휴대폰을 복원하고 그 안에 담긴 관계자들 문자를 단독 보도했다.
17일 방송한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국정원 여론 조작 사건, 저희는 선거 개입사건으로 보고있다"며 "국정원 마티즈 사건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해킹프로그램(RCS)을 이용한 민간인 사찰 및 선거개입 의혹 이후 죽은 국가 정보원 직원 가족 동의하에 휴대 전화 기록을 공개하겠다. 2년만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며 문자와 통화 당사자 등을 전격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가 숨지기 전 문자에는 국정원의 하청 시스템 업체인 나나테크 허이사에게 급하게 "시스템 오 해달래"라는 요청을 보낸 내용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오'는 오프라는 뜻으로 시스템을 끄는 것이라고 볼수도 있고, '오버라이트'라는 겹쳐쓰기를 의미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들만의 은어라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정원 자체에서 외부 압박을 한 적이 없다고 했던 해명과 달리 임과장이 파일을 삭제한 저녁 문자에는 "감사관실에서 계속 찾는 전화가 온다"는 직원들의 문자 내용이 있었다. 그의 직속 상관은 "조금만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고 임과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임 과장은 "그리고"라고 시작된 답을 보내려다 이를 지운 흔적도 나왔다. 그 직후 임 과장은 마티즈 차량에서 자살한 채로 발견됐다.
손석희 앵커는 "핸드폰 속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처음 보는 국정원 직원 두 명의 이름이 새롭게 드러났다"며 "당사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답변을 피했다"고 전했다.
지난 2015년에는 국정원이 이탈리아 감청 프로그램을 구입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이탈리아 해당 업체 서버가 해킹되면서 국정원 하청업체인 나나 테크의관련된 이름이 들어있었고, 이에 국정원이 연루된 것이 알려진 것. 당시 '5163부대'가 국정원의 대외용 명칭이란 사실이 밝혀졌고 2012년 18대 대선 무렵 약 8억원 가량을 들여 관련 프로그램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대해 국정원은 "대북 감시용 감청 프로그램"이라고 거듭 해명했지만, 국내 실정에 맞고 카카오톡 감청 기술 등 대북 감청 보다는 국내 민간인 사찰 목적에 용이해 보이는 정황이 상당했다.
국정원 해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던 임 과장은 지난 2015년 7월19일 오후 12시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의 한 야산 중턱에서 자신이 몰던 마티즈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안에는 번갯불과 유서가 발견됐으며 이를 근거로 경찰은 자살이라고 결론 지었다. 그는 유서에 돌연 국정원 민간 사찰, 대선 개입 의혹 등에 책임진다며 이 같은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민간인 사찰은 없었습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마티즈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국정원 측은 이후 "감청 관련한 일은 모두 임과장이 주도한 일이고 당사자의 사망으로 더 이상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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