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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뿜는 문창진, '신태용의 황태자' 타이틀 되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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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 구성을 위한 신태용 감독의 K리그 점검. 그의 시선 아래 베테랑들이 춤을 추고 있다. 이동국(38) 김신욱(29·이상 전북), 이근호(32·강원), 박주영(32·서울) 등의 발끝이 뜨겁다. 정반대 그룹, 젊은 피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래저래 신태용 감독이 K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젊은 세대들 중에는 리우올림픽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의 아이들이 있다. 대표적 인물 중 하나가 바로 문창진(24·강원)이다. '신태용의 황태자'로 불렸던 그가 본격적인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다.

문창진은 1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문창진은 종횡무진 활약 했다.

골 맛도 봤다. 전반 19분 김경중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히 왼발로 성공시켰다. 비록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났지만, 문창진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김남일 차두리 A대표팀 코치 앞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문창진은 지난 16라운드 수원전을 시작으로 인천전까지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4골-2도움)를 기록하며 강원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경기력도 훌륭하다. 뛰어난 왼발 킥 능력을 보유한 문창진은 최전방 공격수들에게 위협적인 패스를 찌른다. 틈이 생기면 빠른 드리블로 직접 치고 들어간다. 앞이 열리면 그대로 슈팅을 때린다.

1m70의 단신으로 힘이 강하진 않다. 하지만 상대의 거친 압박 속에서도 공을 지켜낸다. 기술이 워낙 좋다. 최근 활약만 놓고보면 클래식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거침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문창진. 그의 A대표팀 입성 여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창진은 어릴 적부터 '적수'가 없었다. 독보적이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치면서 항상 붙박이로 뛰었다. 신 감독이 이끌었던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그랬다. 템포를 살리는 연계 플레이, 빠른 상황 판단 능력 등 문창진은 신 감독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선수였다.

문창진은 리우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을 겸한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6경기에 출전 4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리우올림픽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8강 진출에 일조했다.

하지만 문창진에게도 숙제는 있었다. 프로 무대에서의 활약이었다. 문창진은 포항제철중-포철공고를 거쳐 2012년 포항에 입단하며 '포항맨'을 꿈꿨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그저 그런 유망주 중 하나로 잊혀지는 듯 했다.

활로를 모색했다. 문창진은 지난 겨울 강원으로 이적했다. 이를 악물었다. 3~4월 적응기를 거친 문창진은 강원의 '최종 병기'로 거듭났다. '주포' 정조국의 부상 이탈에도 불구, 최근 광속 행보를 달리는 강원의 중심에는 문창진이 있다.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문창진. 그가 과연 '신태용의 황태자'로 복귀할 수 있을까. 대표팀 발 동기유발에 강원이 웃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