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방법이 없는걸까.
롯데 자이언츠가 또다시 속절없이 무너지는 불펜진을 지켜보며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다. 롯데는 9일 부산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0-0이던 7회초 수비에서 불펜투수들이 대거 6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0대6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롯데 선발 송승준은 6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며 SK 선발 메릴 켈리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하지만 롯데는 송승준의 무실점 역투에도 불구, 불펜진 난조로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반면 켈리는 6⅓이닝 7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선발승을 거뒀다. 송승준으로서는 켈리와 대등한 투구를 하고도 상대적으로 약한 불펜진 때문에 승리와 인연을 맺기는 어려웠다.
7회초 시작은 강동호였다. 선두 대타 김성현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강동호는 이성우 타석에서 폭투를 해 무사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이성우의 2루수 땅볼로 1사 3루. 이어 노수광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주자 판단을 잘못한 번즈가 홈으로 공을 던지는 바람에 타자주가가 살아 1사 1,3루가 됐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배장호가 나주환에게 좌전적시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고, 최 정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박시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박시영은 등판하자마자 한동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뒤 대타 정진기에게 147㎞짜리 직구를 한복판으로 꽂다 중월 만루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점수차는 0-6으로 벌어지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최근 롯데는 셋업맨 역할을 하던 장시환과 윤길현이 컨디션 난조를 보인 끝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조원우 감독은 "두 선수 모두 부진한 것도 있고,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떨어졌다. 복합적인 이유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선수 없이 남은 전반기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은 애초부터 한계가 있었다. 이날 등판한 강동호 배장호 박시영 모두 지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7년여만에 1군에 오른 조정훈이 8회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것이 위안거리였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