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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잘 먹고 음악 잘 하는 남자, 1인 크리에이터 에드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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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혜진·최정윤 기자] 한 칸 방 안에서 만들어지는 '취향저격' 콘텐츠, 작지만 강한 힘이 트렌드를 선도하는 시대다. 재기발랄한 1인 크리에이터들의 중심에 있는, 음악도 먹방도 다 되는 반전의 그 남자, 에드머(Edmmer, 윤석원)를 만났다.

장소는 다양한 방송·음악 장비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에드머의 작업실. 그의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탄생하는 곳이다. 에드머는 현재 유튜브 채널 '에드머(Edmmer)'를 운영하는 먹방&리뷰 크리에이터이자 '에드머 뮤직(Edmmer Music)'의 EDM&힙합 기반 작곡가 겸 프로듀서. 자신의 음악을 더욱 넓은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 1인 방송을 시작했으나 "방송 중 심심해서 치킨을 먹었는데 사람들이 좋아했고 그 이후 먹방이 메인 컨텐츠"가 됐다. 수익이 없던 초반, 아르바이트를 하며 겨우 채널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어느 새 두 채널 통합 구독자 10만명을 돌파한, 사랑 받는 인기 크리에이터다. 스폰서 광고 러브콜은 물론, 주기적으로 학생들에게 멘토링 강연 등 오프라인 활동도 활발하다.

'핫한 1인 크리에이터로써 가장 행복한 순간'을 물었더니 "돈이 들어올 때"라고 말할 정도로 솔직하고 가감 없는 말발, 치고 빠질 때를 아는 적절한 유머센스 때문일까. 그의 컨텐츠에는 별다른 과한 설정 없이도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한 네티즌은 이런 에드머에 대해 '똘끼(?) 있는 걸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한다' 혹은 '잘생긴 얼굴이 무색할 정도로 웃기다'고 평하기도.

"사실 얼굴이 잘 생겼다고 하는 건 그냥 하시는 소리 같고요(웃음). 저만의 편집 스타일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보통 '먹방'은 했던 라이브를 풀버전으로 올리는데, 저는 그걸 잘라낸 후 효과와 자막을 넣어 10분 정도로 만들죠. 제일 재미있고 맛있어 보이는 순간만 자르고, 오프닝도 다른 유투버들과 달리 20초 정도 예고편을 넣어 주요 장면을 먼저 보여줘요. 사람들이 끝까지 볼 수 있도록 늘 신경 쓰는 덕에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편집에 대한 남다른 감각은 물론, 비주얼로 시선을 꽂히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이미 블루오션인 '먹방'계에서 살아남은 그만의 무기다.

"대충 올리기보다는, 콘텐츠에 더욱 고급스럽고 일관성 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썸네일 디자인을 통일시키고, 컬러나 폰트 디자인으로 구분을 주죠. 또 방송의 기대 심리를 높이기 위해 인트로나 예고편도 많이 고민해요. 실제 그 효과가 있는 것 같고요."

재미있는 에드머를 상상했고 실제로 만난 그는 기대만큼 센스가 넘쳤지만, 또 한편으론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진지함이 엿보이기도 했다. 보는 이들을 매 순간 유쾌하게 만들기 위해 그는 기획부터 업로드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홀로 책임진다.

"매 방송을 하기 전에 어떤 컨텐츠를 만들지 생각해요. 주로 먹방을 많이 하다 보니 우선 메뉴를 정하죠. 메뉴는 주로 신메뉴를 먼저 선보이고, 다음으로는 시청자들이 보내준 기프티콘 아이템을 활용하죠. 세 번째는 제가 먹고 싶은 것(웃음). 촬영 시작 전 시청자들이 들어오는 동안에는 광고 스폰서나 인트로를 켜놓고, 그동안 음식을 세팅한 후 방송을 시작해요."

먹방으로 더욱 유명하긴 하지만, 에드머의 시작과 끝은 음악이다. 지난 2014년 앨범 'Go To The Moon'으로 데뷔한 이후 많은 EDM 음악들을 제작하고 발매했다. 지난 4월에는 기존에 해오던 음악과는 달리 강렬한 힙합 비트와 일렉트로닉, 묵직한 브라스가 어우러진 '행오버(HANG OVER)'를 발표, 인기몰이 중이다. 피처링으로 참여한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소속의 실력파 래퍼 브레이와 덕배, 그리고 ECS로 인해 음악의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다.

"EDM을 주로 해왔고, 이번 힙합 장르는 목소리가 있어야 하기에 좀 힘들었어요. 원래는 혼자 거의 모든 작업을 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력 좋은 친구들과 작업했고 스털링 사운드라고 YG나 한국 아이돌이 많이 맡기는 유명한 곳에서 마스터링했어요. 최대한 퀄리티를 높여서 만들 수 있었죠."

에드머표 EDM. 음악은 꽤 좋고, 숱한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1인 방송을 하고 있는 그는 아이러니하게 음악 또한 1인 방송 컨텐츠를 통해 배웠다고.

"8살 때부터 음악, 특히 작곡이나 프로듀싱을 하고 싶었어요. 어떤 부모님이 다 그렇듯 걱정하셨고, 일반 대학 진학을 원하셨기에 경영학을 전공하기도 했죠. 그러나 음악은 갈수록 계속하고 싶어졌고 결국 혼자 아르바이트하며 장비를 모으고 삼개월 정도 음악 과외를 받았어요. 특히 도움이 된 건 동영상으로 올라오는 튜토리얼이에요. 끊임없이 돌려보며 독학했죠. 이후 24개의 곡을 조각내 믹스한 매쉬업장르를 처음으로 유튜브에 공개했고, 두번째로 공개한 런치패드 영상은 힘들게 만든 만큼 생각보다 조회수가 잘 나오더라고요. 그 이후로 쭉 하게 됐어요."

잘 먹고 음악도 잘 만들어내는 남자. 그의 음악과 먹방은 묘한 시너지를 낸다. "먹을 때는 바보같이 잘 먹고 음악 할 때는 진중하게 하는 것. 시청자들에게 이렇게 음악을 한다는 게 색다르고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더라고요. 먹방이건 디제잉이건 다 소통하는 일이니 둘 다 잘 해내야죠."

에드머와 같이 성공 사례인 경우도 많지만, 사실 콘텐츠 과잉의 시대이기도 하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도전하고, 또 쉽게 사라진다. 1인 미디어 시대, 에드머가 가진 전략은 무엇일까.

"하는 사람이 많든 적든 간에 어차피 자기 무기가 있는 사람은 된다고 생각해요. 예쁘고 잘생겼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 하다가 접는 사람들을 보면 본인만의 매력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정말 가장 기본적인 것은 노력인데, 이 활동을 '조금만 하면 되겠지. 친구들이 웃기다고 했으니, 올리면 인기 많겠지' 이렇게 쉽게 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크리에이티브를 업으로 삼으면 스트레스도 많이 생겨요. 저도 매일 밤 컨텐츠를 분석하고, 다른 경쟁 채널과 구독자 수도 비교해보고 증가량이 얼마인지 계산하고 정리하고 그 원인도 찾아내죠. 벤치마킹도 필수고요. 본받지 말아야 할 것, 해야 할 것도 나누고 트렌드도 늘 날카롭게 파악하려 노력해요."

에드머는 1인 미디어의 양날에 대해서도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어그로를 끌거나 자극적인 것들로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건 단기적으로는 유입이 크겠죠. 그러나 욕을 해도 사람들이 싫어하는 건 하면 안 될 뿐 아니라 그 선을 잘 지켜야죠. 또 과하게 성적이거나 '폐드립'이던가, 사회적 약자를 건드는 것도 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크리에이터에게 수입원인 외부 광고도 무시할 수 없으니 그런 조절도 해 줘야 하고요."

인기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말을 실감하게 해준 에드머. 그가 앞으로 또 새롭게 꿈꾸고 있는 크리에이티브한 일은 무엇일까.

"저는 기회가 된다면 개인 공연을 열어보고 싶어요. 큰 공연장에서 무료로 다 함께 술 마시고 즐기는 일종의 음악파티 같은 거죠. 현재도 연말마다 같이 활동하는 친구들이랑 작은 클럽에서 200명 정도를 모아놓고 하는 공연이 있는데요, 돈을 벌려고 하기보단 동네 친구들이 다 함께 연말에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었어요. 그런 형식이요. 또 직원을 고용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사실 지금 수입으로도 편집자를 고용할 수는 있겠지만, 이질감 없이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하고 걱정이 많더라고요. 지금은 혼자서 다 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제 음악에 더 집중하기 위해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요."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이새 기자 06sej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