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두산 베어스의 불안요인은 불펜이었다.
두산은 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5대8로 패했다.
이날 상대 선발 신재영이 5⅔이닝 5실점으로 버티는 가운데 두산 선발 박치국은 2⅓이닝 5실점으로 더 빨리 무너졌다.
하지만 선발투수를 탓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박치국은 올해 두산에 갓 입단한 새내기 투수로 마이클 보우덴의 부상 빈자리를 책임지는 5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신인치고는 꿋꿋하게 잘 던지고 있지만 긴 이닝을 맡기기엔 아직 무리가 따른다.
게다가 타선 역시 신재영을 상대로 5점을 뽑아내며 6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강판시켰으니 어느 정도의 몫은 해줬다고 인정해야할 상황이다.
하지만 두산은 이현호와 김강률이 3⅓이닝 동안 3실점을 하며 타자들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 상황에서 실점을 하면 타자들의 의욕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날도 6회초 5-7까지 추격했지만 6회말 1실점을 하며 타자들의 힘을 빠지게 만들었다.
김승회는 6회 2사 후 마운드에 올랐지만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였다. 7회 시작부터 김민성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고 고종욱에게 우전 2루타를 맞아 김민성을 3루까지보내며 실점위기에 놓였다. 이후 두 타자를 겨우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8회에 등판한 김성배 역시 만루위기까지 갔다가 병살타로 겨우 한숨을 돌렸다.
사실 이날은 불펜에 그리 부담이 가는 상황이 아니었다. 전날은 11점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영하와 김성배가 2이닝씩 가볍게 막았다. 1일에는 유희관이 7⅔이닝을 버텨줘 이용찬이 1⅓이닝 무실점으로 버텼다. 컨디션 조절 실패나 체력 부담 등을 핑계로 말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4월 5할 승률을 걱정하던 두산은 5월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타며 28승1무23패로 3위에 올라 있다. 유난히 우천 순연이 많이 돼 10개구단중 가장 적은 52경기를 소화하고 있지만 최근 상승세라면 선두권도 머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불펜이 이같이 불안 요인을 꾸준히 작용한다면 중요한 순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