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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이정현-KCC 왜 서로를 원했나, 향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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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2000만원.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야말로 초대박이다. 이정현이 농구 인생 제 2막을 전주 KCC 이지스에서 열게 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3일 자유계약선수(FA) 타 구단 영입의향서 선택 결과를 발표했다. 하루 전 김동욱이 6억3000만원의 보수를 받고 서울 삼성 썬더스행을 결정한 데 이어, 이날은 FA 최대어 이정현이 보수 총액 9억2000만원(연봉 8억 2800만원, 인센티브 9200만원)의 조건에 KCC 입단 합의를 마쳤다. 9억2000만원은 2015~2016 시즌 삼성 문태영이 받은 8억3000만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보수 기록으로 남게 됐다.

▶동부는 어떤 조건 내세웠나.

이정현 영입 입찰 경쟁을 펼친 팀은 KCC와 원주 동부 프로미였다. 동부도 KCC가 적어낸 9억2000만원에서 플러스-마이너스 10% 안의 금액이 적힌 의향서를 제출했다는 뜻.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동부도 KCC 못지 않은 과감한 베팅을 했다. 동부도 KCC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지만, 9억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했다. 결국, 이정현이 KCC를 선택하는 데 있어 돈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왜 KCC를 선택했나.

이정현은 고민을 했다. 우승 가능한 팀, 아니면 자신이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팀. 둘 중 하나의 선택이었다. KCC는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 안드레 에밋(재계약 추진중)을 비롯해 하승진, 전태풍, 송교창 등 화려한 멤버를 자랑한다. 여기에 이정현까지 가세하면 라인업으로는 최고 팀이 된다.

반면, 동부는 이상범 신임 감독 지휘 아래 리빌딩에 들어간 팀. 김주성이 1년 계약을 했을 뿐, 박지현이 은퇴를 했고 윤호영도 정상 가동될 수 없다. 허 웅도 상무에 입대한다. 하지만 리빌딩이라는 것도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가 있으면서 다른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차이다. 그래서 동부는 이정현이 필요했고, 동부에서는 팀 성적에 대한 큰 부담 없이 자신이 하고픈 농구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이정현이었다.

하지만 이정현의 선택은 우승 도전이었다.

▶이정현이 가세한 KCC는?

벌써부터 이정현이 KCC에서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KCC는 에밋과의 재계약을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에밋과 이정현 모두 공을 갖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기 좋아하는 선수들이다. 에밋도 에밋이지만 가드 전태풍도 그렇다. 이 3명의 선수가 개인 위주의 플레이를 한다면 팀이 오히려 꼬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 동료들과 함께 하는 농구에 익숙한 김태술(서울 삼성 썬더스)이 KCC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꼭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에밋이 자신에게 몰리는 수비를 붙여놓고 외곽의 이정현에게 찬스를 만들어주고, 이정현이 외곽 득점만 차곡차곡 쌓아줘도 KCC는 무서운 팀이 될 수 있다. 상대 수비가 에밋에게 집중적으로 달라붙어왔는데, 이제는 이정현도 신경써야 하기에 이 것도, 저 것도 아닌 상대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있다.

하승진만 건강하다면, 확실한 리바운더가 있어 이정현이 더욱 마음 놓고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