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김희선이 러블리한 모습부터 아재미까지 팔색조 매력을 뿜어내며 리얼 예능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올리브 '섬총사'는 김희선이 데뷔 20년만에 처음으로 도전한 리얼 예능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솔직한 입담과 톡톡 튀는 개성으로 예능에서 오랫동안 탐내왔던 여배우 김희선은 토크쇼나 스튜디오 예능에서는 더러 만나 볼 기회가 있었지만 야외 리얼 예능에서는 어떨지 관심이 쏠렸다.
실제 김희선은 방송 전 24시간 카메라로 찍는다는 말에 놀라워하며 민낯 공개를 우려하기도 했다. "누군가 나를 계속 보고 있다는 게 적응이 안 된다"며 "화장품 광고 모델도 하고 있으니까 안 잘리게 잘 찍어 달라"고 귀여운 당부를 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산과 바다보다는 호텔을 좋아한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 우아한 여배우의 모습은 잠시 내려놓고 털털하고 유쾌한 모습으로 금새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커다란 캐리어를 두 개나 챙겨온 김희선이 절반이 술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긴 치마를 입고 온 그녀는 "화장실 갔다 오니 치마가 다 젖어서 짰다"며 "방이 따뜻해 금방 말랐다"고 말해 강호동을 당황케 하기도 했다.
모두가 있는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화장을 고치는가하면, 강호동과 정용화를 향해 "나 잘 때 둘만 촬영하지 말라. 나 꼭 깨워달라"며 분량욕심을 내며 웃음을 자아냈다. 제작진은 목수 못잖은 톱질 실력을 보여주거나, 라면을 냄비째 드링킹하는 등 섬생활이 길어질수록 점점 아재본색을 드러내는 김희선을 예고해 기대를 높였다.
특히 전혀 어울릴 거 같지 않던 세 사람의 조화가 시작부터 반전을 안겼다. 김희선은 마산 출시 강호동과 부산 출신 정용화와 만남에 "난 대구 출신"이라며 사투리를 선보여 시작부터 유쾌함을 뿜어냈다. 이후에도 섬생활 무식자로 바보 케미를 발산하며 이후 3인 3색 섬생활을 궁금케 했다.
최근 tvN '윤식당'에서 정유미가 '윰블리'로 사랑받는 등 여배우들이 예능 속 반전 매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알고보면 김희선은 원조 예능 여배우. 지난 1995년, 17살의 여고생이었던 김희선은 SBS 가요 프로그램 '인기가요'에서 베테랑 방송인이자 음악인인 배철수 옆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했다. 김희선은 최연소 MC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당차고 톡톡 튀는 진행으로 단번에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고 전성기를 달리던 90년대 말에는 이례적으로 배우 이름을 딴 특집쇼 '김희선쇼'가 명절 황금 시간대 2부로 연속 편성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희블리' 김희선의 섭외는 역시 옳았다. 데뷔 초부터 현재까지 그녀는 어떤 상황과 프로그램 속에서도 통용되는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리얼 예능은 김희선이 지닌 팔색조 면모를 모두 이끌어 낼 수 있는 장르로, 앞으로 '섬총사'와 시너지가 더욱 기대된다.
김희선의 반전이 눈길을 모은 '섬총사' 첫 회는 평균 2.0% 최고 2.5%(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순항을 알렸다. 이는 '편의점을 털어라' 10회가 기록한 0.730%에 비해 무려 1.270% 상승한 수치. '섬총사'가 채널 전면 개편을 선언한 올리브와 침체기였던 tvN 월요일 예능의 부활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도 주목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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