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칸(프랑스)= 조지영 기자] 칸에서 첫 공개된 홍상수 감독의 21번째 장편영화 '그 후'(영화제작전원사 제작)가 압도적인 호평과 더불어 발표된 경쟁작 중 최고 평점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그 후'는 22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첫 공개 됐다. 홍상수 감독과 그의 '뮤즈' 김민희가 세 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이자 두 사람이 올해 초 개봉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통해 불륜 관계를 인정한 뒤 관객에게 선보이는 두 번째 신작인 '그 후'.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04) '극장전'(05) '다른 나라에서'(12)에 이어 '그 후'로 네 번째 경쟁부문에 진출한 홍상수 감독의 저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이날 오전, 공식 상영회에 앞서 진행된 기자 시사회에서는 '그 후'를 보기 위해 일찍부터 취재진이 극장 앞으로 모인 것은 물론, 입장 마감이 되기도 전 '만석'이 되는 상황이 펼쳐져 50여명의 취재진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또한 오후에 진행된 공식 상영회에서는 2300여명의 관객이 극장을 가득 채웠고 이 중에서는 할리우드 스타 틸다 스윈튼도 '그 후'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아 시선을 끌었다. 관객들은 홍상수 감독의 셀프 디스와도 같은 블랙 코미디 스토리에 상영 내내 폭소를 터트리며 호응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작품에 냉담한 반응이지만 해외는 국내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 것. 이런 홍상수 감독의 인기를 입증하듯 각종 영화 전문지는 공식 상영회 직후 쏟아진 호평을 모아 높은 평점을 내렸다.
프랑스 영화 전문 사이트 카오스 레인즈는 '그 후'의 평점에 5점 만점 중 4.66을 부여했다. 저명한 평론가, 기자의 평으로 발표된 평점, 6인 중 무려 5명이 만점을 뜻하는 황금종려마크를 '그 후'에 안겼다. 이는 현재까지 공개된 경쟁부문 11개 작품 중 최고 평점이다.
이어 스페인 영화 전문 사이트 투다스 라스 크리티카스 역시 '그 후'에 후한 평을 내렸다. 이 매체는 '그 후'에 8.13을 내린 것. '옥자'(봉준호 감독)에 6.25을, '더 메예로위츠 스토리스'(노아 바움백 감독)에 6.79점을 내린바, '그 후'에 최고점을 선사하며 황금종려상 유력한 후보로 선정했다.
이들의 점수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좌지우지하지 않지만 홍상수 감독이 유럽 영화계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입증한 셈이다. 칸영화제 역시 이런 유럽 영화계가 주도하는 영화제인 만큼 홍상수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그 후'는 첫 출근한 직장에서 상사 봉완(권해효)과 불륜 오해에 휘말리는 아름(김민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권해효, 김민희, 조윤희, 김새벽 등이 가세했고 '클레어의 카메라' '밤의 해변에서 혼자'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연출한 홍상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발표되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을 펼친다. 국내 개봉은 미정.
칸(프랑스)=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AFPBBNews = News1, 카오스 레인즈·투다스 라스 크리티카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