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의 갑작스러운 퇴진, 프런트와 선수단 모두 혼돈스러웠다.
김성근 감독이 사의 표명을 한 사실이 알려진 23일, 대전구장에 나와 훈련을 시작한 홈팀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이날 오후 3시까지 정확한 상황이 파악이 안돼 있었다. 정근우는 "운동장에 나와서 얘기를 들었는데, 어떻게 결정이 난 건지 모르겠다"면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선수들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배팅 등 훈련을 마친 뒤 오후 4시10분 모두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한화는 곧바로 이상군 감독대행 주재하에 선수단 미팅을 가졌다. 김성근 감독의 퇴진, 김광수 수석코치의 사의 표명이 선수단에 공식 통보됐다. 이상군 투수코치가 선수단 미팅에 앞서 감독대행을 맡게 됐다.
그러나 경기전까지 김성근 감독의 사의 표명과 관련,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다. 한화는 경기전 홍보팀 브리핑을 통해 김 감독 사의 표명 관련한 상황을 설명했다.
홍보팀에 따르면 지난 21일 대전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종료 후 김 감독은 2군 내야수 김주현과 외야수 박준혁의 야간 타격훈련 계획을 세워놓았다. 이에 한화는 석장현 운영팀장을 통해 2군 선수 야간 훈련에 대해 우려의 뜻을 전했고, 김 감독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김 감독은 이어 코칭스태프 미팅을 통해 그만두겠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내일(22일)부터는 운동장에 나오지 않겠다"고 했다. 한화 관계자는 "감독님은 그날 그룹 관계자에게도 유선상으로 사의 표명을 하셨고, 지금은 대전 시내 모처에서 사의 표명과 관련해 해당 관계자와 면담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화는 이어 "오늘 오후 일부 언론의 경질 기사가 나와 일단 사의 표명 제목으로 수용 여부를 협의중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면서 "김광수 수석코치에게 오늘 경기 감독대행을 얘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상군 투수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오늘 경기를 이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이날 사의의 뜻을 밝힌 김광수 코치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대신 정민태 불펜코치를 투수코치로 정식 등록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