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충분히 쉬었으니 우승하겠다" VS "체력만으로는 우승을 못한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둔 양 팀 사령탑의 신경전이 팽팽했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 썬더스가 우승 트로피를 두고 맞붙는다. 양 팀은 오는 22일부터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KGC 김승기 감독과 양희종, 오세근, 삼성 이상민 감독과 주희정, 김준일은 20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최후의 결전을 앞둔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삼성은 바로 전날(19일)까지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 4강 플레이오프 5차전 혈투를 펼쳤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5차전까지 갔던 만큼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김승기 감독은 그 부분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 감독은 "삼성이 끝까지 가는 경기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창단 후 처음으로 통합 우승을 할 수 있는 발판을 확실히 만든 것 같다. 우리는 오래 쉬었으니 우승해보겠다"고 먼저 자극했다.
이에 이상민 감독은 "체력만으로는 우승을 못한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5차전을 연거푸 치르면서 경기력이나 팀워크가 더 좋아졌다. 실력도, 체력도 중요하지만 정신력과 집중력이 KGC보다 낫다고 판단된다"고 호기롭게 답했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KGC 주장 양희종은 "선수들이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잔부상이 조금씩 있지만, 생각하지 않고 재밌는 경기 하겠다. 홈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다음달 8일 상무 입대를 앞둔 삼성 김준일은 "꼭 감독님 손가락에 우승 반지를 채우고 입대하겠다"고 했다.
챔프전 승부가 몇 차전까지 갈 것 같냐는 질문에 KGC 선수들은 '홈 우승'에 집중했고, 삼성은 '홈 원정 가리지 않고 끝장 승부'를 택했다. 김준일은 "진흙탕 싸움으로 우승하고 싶다"고 했고, 주희정 역시 "7차전까지 가서 우승하고 싶다. 원정이든 홈이든 상관 없다"고 투지를 태웠다. 반면 오세근은 "5년전 우승 때는 전주 원정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는데, 올해는 5차전 아니면 7차전에서 결정나 홈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양희종 역시 5차전 혹은 7차전을 바랐다.
감독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상민 감독은 주희정에게 "정말 7차전 괜찮겠냐"며 체력을 걱정하면서 "정규리그 상대 전적대로 4승2패로 이기고 싶다"고 6차전을 전망했다. 김승기 감독은 "5차전에 끝낼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속내를 밝혔다.
우승 공약도 '개성대로'였다. KGC 선수들은 "팬 행사 때 한 턱을 내겠다"고 했다. 양희종이 "팬 30분에게 사비로 한우를 대접하겠다"고 하자 오세근은 "그럼 제가 음료나 커피를 사겠다"고 응수했고, 김준일은 "마이클 크레익과 함께 기마자세로 이상민 감독님을 태우고 경기장을 한바퀴 돌겠다"고 공언해 이상민 감독을 웃게 했다. 반면 주희정은 베테랑다웠다. 긴 플레이오프를 치르느라 녹초가 된 후배들을 위해 긴 휴가를 받아내겠다고 약속했다. 주희정이 "감독님께 휴가를 많이 달라고 부탁드리겠다"고 하자 이상민 감독은 "올해 우리 팀만 유일하게 큰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렀다. 그래서 선수들이 최대한 원하는 대로 휴가를 많이 주겠다"고 약속했다. 김승기 감독 역시 우승 공약은 휴가였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나와 회식할 때면 휴가를 달라는 요청을 하는데, 이번에는 시즌이 끝나고 정해진 휴가 외에도 휴식 시간을 줄 생각이 있다"고 장담했다.
한편 KGC와 삼성은 오는 22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대망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