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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 SK-롯데, 흔들리는 뒷문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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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뒷문이 불안하다. 순위표에선 두 팀이 다른 위치에 있지만, 장기 레이스를 치르기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

롯데는 지난 11일 인천 SK전에서 6대4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무려 1460일 만의 선두 등극. 그럼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4-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송승준과 손승락이 나란히 실점했기 때문이다. 특히 6-2에서 등판한 손승락은 9회말 무사 1루에서 이홍구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역전을 허용할 뻔한 경기였다. 12일 인천 SK전에서도 뒷문은 불안했다. 손승락이 위기를 겪었고, 연장 12회 이정민이 끝내기를 허용했다. SK도 역시 이날 마무리 서진용이 시즌 두 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두 팀의 마무리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롯데는 최근 선발진이 든든하다.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가 견고하고, 새 외인 닉 애디튼도 첫 등판에서 강렬했다. 박세웅 김원준 박진형의 젊은 토종 투수진도 호투하고 있다. 조원우 감독은 "기대 이상의 호투"라고 반색했다. 그러나 구원 투수들이 불안하다. 뒷문을 잘 지켜야 할 윤길현이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82, 손승락이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91로 부진하고 있다. 송승준 이정민 등 베테랑 투수들의 부진도 심상치 않다. 그나마 페이스가 좋은 박시영의 등판이 잦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 감독은 "베테랑들이기에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손승락은 12일 경기에서도 불안했다. 1-1로 맞선 11회말 박시영에 이어 등판했다. 첫 타자 정의윤에게 던진 몸쪽 공이 팔꿈치 보호대에 스치며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한동민을 2루수 방면 땅볼 타구로 유도했다. 2루수 정 훈의 송구가 늦어지면서 내야 안타. 이재원의 희생 번트, 김성현의 고의4구로 1사 만루 위기까지 몰렸다. 박승욱, 노수광을 나란히 삼진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연장 12회 등판한 이정민은 박정권에게 2루타, 최 정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롯데의 끝내기 패배였다.

SK도 뒷문이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SK는 에이스 메릴 켈리가 12일 인천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완벽투를 펼쳤다. 8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며, 6안타 1볼넷 11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KBO리그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삼진이었다. SK에 운도 따랐다. 상대 선발 브룩스 레일리도 7이닝을 거의 완벽하게 막았다. 하지만 4회말 3루수 문규현의 송구 실책을 시작으로 이재원의 희생플라이로 실점했다. 켈리가 8이닝을 책임지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SK는 9회 켈리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마무리 투수 서진용을 등판시켰다. 서진용은 지난 9일 인천 NC 다이노스정네서 1이닝 2삼진 퍼펙트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⅔이닝 3실점)의 부진을 씻은 듯 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첫 타자 앤디 번즈와 10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대호를 루킹 삼진으로 잡았지만, 최준석에게 우전 안타, 강민호에게 3루수 앞 내야 안타를 맞아 1-1 동점을 허용했다. 켈리의 승리도 날아갔다. 공교롭게도 서진용은 켈리가 등판한 2경기에서 모두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SK는 다행히 연장 12회 접전 끝에 롯데를 꺾었다. 그러나 처음 마무리 보직을 맡은 서진용의 기복은 아쉬웠다.

인천=선수민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