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부진한 외국인 투수 션 오설리반 '살리기'에 나섰다. 선발진에도 개막 후 처음으로 변화를 줬다.
넥센은 앤디 밴헤켄-오설리반-신재영-최원태-오주원까지 5명의 선발로 개막을 맞았다. 밴헤켄은 팀의 개막 5연패를 끊으며 '에이스' 역할을 굳건히 해내고 있고,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도 현재까지 순항 중이다. 기대주 최원태도 선발 투수로 안정감을 찾고 있다.
선발 요원 중 가장 걱정이 되는 선수는 오설리반. 옵션 포함 110만달러(약 12억5000만원)로 구단 역대 최대 몸값 외국인 선수다. 그만큼 많은 기대를 받고 영입했다. 38세 밴헤켄의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해, 1선발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실망에 더 가깝다. 팀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고, 태도 문제는 없다. 다만 등판 결과가 시원치 않다. 오키나와 연습 경기에서부터 불안했던 오설리반은 입국 후 시범경기에서는 나름 적응을 하는듯 했다. 스스로 "오키나와 연습 구장들은 마운드가 불편했는데, 한국에 온 이후 훨씬 편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작 개막 이후 등판한 2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평균자책점 16.71로 부진했다. 지난 1일 고척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7실점 패전,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2이닝 6실점 '노 디시전'으로 물러났다. 아직 4~5선발도 완벽히 자리잡지 않은 넥센으로서는 오설리반의 조기 강판이 부담스럽다. 시즌초 불펜 과부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칭스태프 고민도 많았다. 장정석 감독은 며칠에 걸쳐 회의를 소집했고, 12일 결론을 내렸다. 오설리반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불펜으로 임시 보직 변경을 하기로 했다.
12일 고척 kt 위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장 감독은 "2군에 내려보내 선발로 준비를 하게 할지, 1군에 두고 적응하게 할지 고민이 많았다. 코치들과 회의를 한 결과 일단은 1군에 두고 중간 계투로 쓸 생각이다. 오늘부터 대기한다. 아직 가보지 않은 구장들도 있으니 겪어보게 하겠다. 오설리반이 빨리 적응을 마치고 본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오설리반의 보직이 바뀌면서, 선발진에도 변화가 생겼다. 당장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선발이 미정이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현재 재활을 마치고 2군에서 선발 수업 중인 조상우의 복귀다. 한현희와 함께 지난 1년간 순조롭게 재활을 한 조상우는 현재 통증 없이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개막전부터 1군에 합류한 한현희도 장기적으로는 선발 요원이다. 이밖에도 금민철과 양 훈 등 선발 등판 가능한 투수들이 있다.
고척=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