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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즌 이승엽 "마지막이란 얘긴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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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시즌이란 얘기를 좀 안해주시면 좋겠는데…."

프로 23년째. KBO리그 최고의 스타이자 국민적 영웅인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은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로서의 인생을 마무리하려한다. 이미 올시즌 후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든 것이 이제 마지막이다. 지난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가진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도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보는 것이었다.

지난해에도 타율 3할3리에 27홈런, 118타점을 기록해 웬만한 타자들보다도 나은 성적을 올려 올시즌을 마지막 시즌이라고 못박은 그의 은퇴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는 다른 시즌과 다르지 않게 보내고 싶지만 그를 보는 시선은 분명히 다를 수밖에 없다.

마지막시즌이란 말을 너무 많이 들었나보다. 2일 KIA전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올해 마지막이란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힘들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승엽은 "이제 3경기했다. 141경기나 남았다. 그런데 스프링캠프 때부터 항상 마지막 시즌이란 말을 듣는다"면서 "너무 많이 듣다보니 신경쓰인다고 할까. 거슬린다고 할까. 이젠 당분간은 안들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제 막 시즌을 시작했는데 벌써부터 마지막을 생각하는 게 그에겐 억울할 수도 있을 듯.

그러나 그에게도 마지막 시즌이란 것은 깊게 다가오는 것 같다. 31일 개막전 패전을 아쉬워했다. "개막전에서 이기고 싶었는데 맘대로 안됐다. 중심타자들이 잘쳐야 다른 타자들도 힘을 얻을텐데 그러지 못했다. 나도 첫날, 둘째날 안타 1개씩 밖에 못쳐서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라고 했다.

마지막 시즌이라 한타석, 한타석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좋은 타격을 못했을 때 아쉬움이 크게 다가온다고. "예전엔 못쳤을 땐 빨리 잊고 다음을 준비하는데 이젠 그 잔상이 많이 남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승엽은 2일 KIA전서 2회말 선제 결승 솔로포를 날리는 등 4타수 2안타 4타점의 맹활약으로 팀의 16대3 대승을 이끌었다.

"앞선 두 경기를 져서 그런지 오늘 승리가 기쁘다기 보다는 다행이라 생각한다. 3연패를 당했다면 팀 사기가 떨어졌을 것이고 무엇보다 팬들께 면목없었을 것이다.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며 웃었다.

"아직 스윙이 빠르고 간결하지 못하다. (타이밍이) 조금씩 늦다"는 이승엽은 장타자가 많이 없어 장타에 대한 생각을 하는지에 대해서 "홈런을 많이 치고 싶다고 때려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타석에 들어서면 좋은 타구, 안타를 날려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이제 우리 팀 컬러가 장타에서 빠른 야구로 바뀌고 있어 출루에 더 신경쓴다. 나도 예전과는 다르다. 홈런 욕심을 버렸다"라고 했다.

이제 이승엽이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141일만 더 볼 수 있다. 분명 많은 경기가 남았지만 더 이상이 없기에 소중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