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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이대호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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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혼자의 힘으로 승리를 책임지기는 힘들다. 롯데 자이언츠가 '이대호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지난 3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NC 다이노스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이날 경기는 각각 창원시와 부산광역시를 연고로 하는 '경남 매치'로도 주목 받았지만, 무엇보다 이대호의 KBO리그 정식 복귀전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2011시즌 이후 해외 진출을 선언하고 일본으로 건너갔던 이대호는 지난해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도전도 마쳤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롯데와 4년 총액 150억원이라는 역대 FA(자유계약선수) 최고 금액 신기록을 작성하며 복귀를 택했다.

이대호는 롯데의 상징적인 타자다. 개막전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다. 현재 NC의 연고지인 창원, 옛 마산시는 과거 롯데의 제 2구장이 있는 또다른 홈이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마산시민들은 대부분 롯데를 응원했다. 숱한 일화가 있었을 정도로 응원 열기만큼은 부산을 뛰어 넘을 정도였다. 때문에 이번 개막전에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관중석은 홈팬과 원정팬 가리지 않고 박수갈채와 환호가 쏟아졌다. 6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이대호에 대한 애정과 응원 메시지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이대호는 첫 경기에서부터 왜 KBO리그 최고 타자로 평가받는지를 입증했다. 해외에서 오래 뛰며 훨씬 더 강해진 모습이었다. 개막전 4번타자로 출격한 이대호는 안타 3개에 복귀 홈런까지 쏘아올리며 '원맨쇼'를 펼쳤다. NC 임창민의 143㎞짜리 공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트렸고, 스코어를 1점 차까지 좁혔다.

하지만 끝내 롯데는 남은 1점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졌다. 이대호 혼자만의 힘으로 승리를 책임지기는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이대호가 KBO리그에서 뛰었던 과거에도 늘 개인 성적은 좋았지만, 팀 성적은 좋지 않았다. 롯데의 '암흑기'로 불린 2000년대 초반부터 2007년까지, 당시에도 이대호는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고있었다.

특히 타선에서 제대로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앤디 번즈와 최준석의 역할이 중요하다. 번즈는 1번 전준우와 더불어 2번 중책을 맡았다. 손아섭-이대호-최준석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 앞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한다. 1일 NC전에서 적시 2루타로 KBO리그 첫 안타를 때려냈지만, 아직까지는 타석에서 여유가 보이지 않는다. 쫓아가기 급급한 모습이다. 조원우 감독은 "시즌 초반 결과가 중요할 것 같다. 발 빠르고 수비를 잘하지만, 2~3경기 못치면 위축될 수도 있다"며 우려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다.

최준석도 마찬가지. 상대 투수들이 이대호와의 정면 승부를 펼치려면 뒤를 받치는 최준석도 강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타격감이 좋지 않다. 개막전에서 5번-지명타자로 출전했던 그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이튿날 2차전은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대호는 여전히 톱클래스 선수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조원우 감독도 "워낙 스타성 있는 선수 아닌가. 주변의 기대에 대해 부담감도 전혀 느끼지 않을 것이다. 원래 그렇게 타고났다"며 인정했다. 하지만 롯데가 진정한 '이대호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앞뒤 타자들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창원=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