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패배를 시원하게 설욕했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가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전자랜드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막판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서울 삼성 썬더스를 99대75로 크게 물리쳤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서 2패를 먼저 한 팀이 전세를 뒤집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때문인지 전자랜드는 경기 시작부터 몸을 사리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삼성보다 7개 많은 29개의 파울을 범하는 등 타이트한 수비를 펼쳤다. 삼성은 전자랜드 수비에 흔들리며 16개의 턴오버를 범해 경기를 그르쳤다.
전자랜드는 전반을 47-37, 10점차로 앞섰다. 그러나 3쿼터 들어 삼성의 추격이 만만치 않았다. 3쿼터 중반 문태영의 3점플레이, 라틀리프의 골밑슛으로 기세를 탄 삼성은 쿼터 7분을 넘기며 마이클 크레익의 자유투와 골밑 득점으로 6점차까지 다가섰다. 그러나 쿼터 후반 전자랜드는 김지완이 미들슛과 3점슛을 잇달아 넣으며 65-53으로 점수차를 다시 벌렸다. 쿼터 막판에는 켈리의 3점포와 정영삼의 스틸에 이은 골밑슛이 터졌다.
전자랜드의 집중력은 4쿼터서도 살아있었다. 13점차의 리드로 4쿼터를 맞은 전자랜드는 쿼터 3분49초부터 5분16초까지 삼성의 잇달은 턴오버 3개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85-67로 도망갔다.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는 강상재가 골밑슛과 자유투를 모두 넣어 19점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자랜드의 조직력과 집중력은 고른 득점에서도 나타났다. 정영삼과 켈리(이상 17득점), 빅터(16득점), 김지완(이상 14득점), 차바위(13득점), 강상재(11득점) 등 6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1차전서 40분 내내 체력 싸움이 힘들었는데 오늘도 사실 그랬다"면서 "오늘은 3점슛이 그래도 들어갔지만 역시 힘들었다. 수비면에서 1차전은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에 걸쳐 모두 다득점을 허용했고, 오늘은 그래도 차바위 김지완같은 젊은 선수들이 수비에서 스타트를 잘 끊어줬다"며 수비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유 감독은 "득점 분포가 이상적으로 나왔다. 단 인사이드 수비는 우리가 많이 힘든 점이 있는데 그걸 잘 하려면 외곽부터 붙어서 상대가 못 들어가게 하는 게 필요하다. 현재 외국인 멤버로는 그 수밖에 없다. 국내 선수들이 힘들지만 많이 뛰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수훈 선수인 제임스 켈리에 대해서는 "오늘도 켈리는 무리한 슛이 나왔다. 초반에 넘어지면서 슛을 던진 경우가 있지만, 내가 강조하는 것은 쉬운 볼을 넣어줄 시기에도 그렇게 한다는 것"이라면서 "켈리 스타일은 못잡는 나도 문제지만 지금 플레이오프 들어와서 단기간에 자꾸 잡아서 스트레스를 주느니 국내 선수들이 이해하고 본인이 편한 플레이를 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잠실실내=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