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가 돌아왔다. 넥센 히어로즈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지난 2015년 12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던 한현희는 1년 넘게 재활에 매달렸다. 올 시즌 상반기 중 복귀가 목표였지만, 컨디션이 좋아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했다. 그리고 지난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2차전에서 시즌 첫 등판도 했다. 8회초에 나와 1이닝 1안타 1삼진 무실점. 총 15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8개와 슬라이더 7개를 섞었다. 최고 구속은 145㎞까지 나왔다. 넥센이 3-8로 크게 뒤진 상황에 등판했기 때문에 승패와는 큰 상관이 없었다.
장정석 감독은 한현희를 개막 엔트리에 넣으면서부터 "필승조로 쓰지는 않겠다"고 했다. 2013년과 2014년 '홀드왕'을 차지했던 한현희는 넥센 필승조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수술 후 복귀한 첫 시즌이고, 아직 시즌 초반인만큼 부담스러운 상황보다는 부담 없을 때 등판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한현희와 함께 재활을 했던 조상우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조상우는 완전히 선발 자원으로 구분돼 막바지 준비 중이다. 현재 80구 정도까지 소화했고, 복귀가 머지 않았다. 넥센은 지난해에도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조상우의 선발 전환을 준비했었다. 그러나 준비 과정 중이었던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통증이 생기며 수술대에 올라 '미완'의 프로젝트로 남았었다.
한현희 역시 장기적으로는 선발 요원으로 구분된다. 장정석 감독은 "강한 투수가 앞에 나가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 없다"고 했다.
하지만 당장 선발 준비를 시키지 않는 것은 현재 4,5선발로 낙점된 최원태와 오주원에 대한 기대치 때문이다. 추후 조상우가 등록되면 두 사람 중 한명은 불펜으로 다시 밀려날 수도 있다. 때문에 굳이 한현희까지 선발로 쓰기보다는 두 사람이 선발로 좋은 활약을 해주길 바라는 것이 최상의 가정이다.
최원태와 오주원은 다음주 화요일(4일)과 수요일(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예정이다. 일종의 '시험대'다. 시즌 첫 등판인만큼 100구 이내에서 상대하게 된다. 이들이 첫 등판부터 크게 무너지거나 기대 이하의 투구를 하면, 재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션 오설리반도 아직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상황에서 선발 강화를 위해서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최원태와 오주원이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한현희의 보직이 다시 바뀔 수도 있다. 물론 가장 바라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 임은 분명하다.
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