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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태극전사 中 패배 충격 여파, 문제는 내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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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지난 23일 중국전 패배의 후유증이었다. 몇몇 선수들이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밝은 모습을 드러냈지만 충격 여파는 커보였다.

'창사 비극'을 경험한 슈틸리케호가 24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시리아전(28일·서울월드컵경기장) 대비 훈련을 재개했다. 지난 23일 중국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 6차전을 치른 주전멤버들은 회복에 중점을 둔 훈련을 펼쳤다. 중국전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은 반대편에서 전술 훈련에 매진했다.

선수들은 오직 승리만 생각했다. 중국을 얕잡아 보지 않았다. 슈틸리케호의 우측 풀백 이 용은 "중국 선수들의 영상을 봤는데 예전보다 많이 달라진 모습이더라. 기술적으로 좋은 선수들이 많아 방심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생각한대로 계획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패배의 충격은 선수들에게 더 크게 다가왔다. 미드필더 구자철(28·아우크스부르크)의 입에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구자철은 24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단 내부도 패배를 실감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처져있다"고 밝혔다. 목소리는 평소보다 힘이 없었다.

당연히 라커룸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구자철은 "생각지도 못한 패배였다. 슈틸리케 감독님은 기자회견 이후 라커룸에서 '괜찮다'며 선수들의 떨어진 사기를 북돋아 주신 뒤 시리아전의 중요성을 짧게 설명해주셨다"고 회상했다.

슈틸리케호는 중국전을 대비해 이전보다 많은 준비를 했다. 세밀한 전술을 많이 만들었다. 설기현 코치와 차두리 전력분석관이 합류한 뒤 공격 패턴과 수비 조직력을 갖추는데 힘을 쏟았다. 코칭스태프는 매일 1시간30분씩 회의를 했을 정도다. 특히 차 분석관은 독일에서 지도자 연수를 할 때 자신이 만든 동영상을 선수들에게 전달해 부분 전술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런 노력들이 물거품이 됐다. '캡틴' 기성용(28·스완지시티)은 패배에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눈물까지 보였다는 후문이다.

결국 그라운드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선수들이다. 감독은 준비 과정에서 힘을 보탤 뿐이다. 한국 축구의 문제는 선수들이 스스로 풀어야 한다. 선수들도 현 문제는 자신들에게 있다고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 대표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선수들이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올 때 한국 축구는 더 밝은 미래를 논할 수 있을 듯하다.

파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