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잘 했다. 최고다'라고 한 마디 했을 뿐…."
조성환 제주 감독은 1일 일본 오사카 스이타 사커스타디움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와의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H조 2차전 4대1 완승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이기고자하는 의지가 대단했다"며 "나는 그저 '잘 했다. 최고다'라고 한 마디 했을 뿐…"이라며 자세를 낮췄다.
조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지난달 22일 장쑤 쑤닝(중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대1로 석패했다. 경기력은 우세했으나 마무리 부족에 울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장쑤전과 같은 3-5-2 시스템으로 나선 제주는 전반 초반부터 감바를 강하게 압박했다. 전반 44분 정 운이 때린 왼발 프리킥이 엔도의 머리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엔 이창민이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창민은 지난 2010년 박지성(은퇴)이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선 보였던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했다.
제주의 공세는 후반에도 계속 됐다. 후반 5분 외국인선수 마르셀로가 페널티박스 중앙 지점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감바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27분 두 번째 골의 주인공 이창민이 다소 거리가 있는 위치에서 골키퍼가 나온 것을 확인한 뒤 절묘하게 오른발로 감아찼다. 이창민의 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감바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막판 감바에 페널티킥 실점을 했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경기는 제주의 4대1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조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그간 흘린 땀과 열정, 꼭 이겨야하는 동기부여가 모여 선수들이 제 몫을 한 것 뿐"이라며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감바는 분명 좋은 경기력을 가진 팀이다.리그와 함께 하며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 그것이 우리에게 조금이나 유리하게 작용한 듯 하다고 했다.
이날 두 골을 몰아치며 MOM으로 선정된 이창민은 "지난 장쑤와의 경기에서 우세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못 했다"면서 "이번 경기는 좋은 결과까지 가져와야 만한다고 선수들 끼리 의기투합했는데 역시 우리의 바람이 이뤄져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