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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황재균, ML 오르면 플래툰 시스템으로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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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꿈을 선택한 황재균은 과연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오를 수 있을까.

황재균은 지난 25일(한국시각)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출국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없으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쟁자들이 하는 거를 봐야겠지만,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황재균은 휴스턴에서 약 열흘간 개인훈련을 한 뒤 스프링캠프가 마련된 애리조나로 이동해 본격적인 적응 훈련에 나선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황재균의 경쟁자는 대략 2명으로 압축된다. 에두아르도 누네스와 코너 길라스피다. 누네스는 우타자이고, 길라스피는 좌타자다.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누네스는 지난해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8리, 16홈런, 67타점, 73득점, 40도루의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2008년 데뷔한 길라스피는 백업 요원으로 지난 시즌 101경기에서 타율 2할6푼2리, 6홈런, 25타점, 24득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나 객관적인 실력에서 황재균이 넘어야 할 경쟁자들이다.

하지만 MLB.com은 이날 황재균의 계약 소식을 전하면서 '오른손 타자인 황재균은 길라스피와 플래툰으로 기용될 것이다. 그러면 누네스는 유틸리티 역할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할 경우 플래툰 방식에 따라 길라스피와 선발출전을 양분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누네스는 지난해 주전 3루수였지만, 올시즌에는 유격수와 2루수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누네스는 3루수로 81경기, 유격수로 55경기, 2루수로 6경기에 각각 출전했다. 샌프란시스코로서는 황재균이 메이저리그에 오를 경우 1루수 브랜든 벨트, 2루수 조 파닉, 유격수 브랜든 크로포드에 3루수를 플래툰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누네스를 전천후 내야수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황재균은 "롯데에 있을 때 3루수 말고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수비 연습을 했다. 여러가지 포지션을 갖고 있으면출전 확률이 높아진다"며 전천후 내야수로도 뛸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황재균이 맡을 수 있는 포지션은 3루수, 하나라고 봐야 한다. 샌프란시스코도 좌투수가 선발로 나왔을 때 오른손 타자 황재균을 내보내는 그림을 그려놓고 계약을 추진했다고 볼 수 있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는 FA 시장에서 루이스 밸부에나, 트레버 플루프와 같은 선수들을 접촉할 수 있었지만, 올해 팀연봉이 1억95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포스팅비가 필요없는 황재균에게 시선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황재균으로서는 샌프란시스코의 전력 구상에 비춰보면 메이저리그에 오를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플래툰 시스템은 지난해 이대호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1루수로 출전하며 적용받은 방식이다. 샌프란시스코는 황재균의 파워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한다. KBO리그에서 보여준 실력을 유지한다면 '메이저리그 3루수 황재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