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서현이 소녀시대의 멤버가 아닌 솔로가수로 무대에 올랐다.
서현은 16일 오후4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첫 번째 미니앨범 '돈트 세이 노(Don't Say No)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솔로 가수로 첫 발을 내딛었다. 태연, 티파니, 효연에 이은 소녀시대의 4번째 솔로 주자다.
이날 서현은 그간 보여준 청순한 이미지 대신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한껏 드러냈다. 어쿠스틱 발라드가 아닌, 알앤비 댄스곡을 타이틀로 택하고 기존의 순수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면도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우선 서현은 "첫 솔로 앨범을 데뷔 10년만에 내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올해는 소녀시대 데뷔 10주년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10년이라는게 안 믿긴다. 우리끼리도 '벌써 10년이 됐구나' 한다. 우리의 활동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숫자로 보면 오래 된 것 같지만, 우리가 느끼기엔 얼마 안 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한 서현이 처음으로 도전하는 솔로 무대는 화려했다. 한층 섹시해지고 우아한 자태에서 여성미가 물씬 풍겼다. 소녀시대 막내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변신을 알렸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은 펑키한 피아노 연주와 정교한 R&B 하모니가 돋보이는 R&B 팝 댄스곡. 히트 작곡가 켄지(kenzie)가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앨범에는 총 7곡 중 수록곡 6곡을 서현이 직접 작사했다. 그간 다양한 뮤지컬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무대 장악력을 키워온 바, 보컬리스트의 역량을 드러낸 곡도 두루 수록했다.
서현은 "저의 경험담을 토대로 노랫말을 지었다"면서 "우선 곡에 어울리는 스토리를 구상하는 게 첫 번째였다. 이후 저희 경험담과 온갖 상상을 동원해서 가사를 써 내려갔다"고 과정을 소개했다. 이어 "우리 회사(SM)가 가사에 있어서 엄격하고 냉정하다. 그런데 이번에 한곡한곡 다 선택받아 행복했다"고 털어놨다.
사실 이 곡은 원래 타이틀곡이 아니었다. 서현은 "노래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수만 선생님도 설득했다"면서 "이별 후에 남자를 잊지 못해서 그를 다시 찾아가 뻔뻔하게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느냐. 아니라고 하지 말아라'고 하는 곡이다. 앨범 수록곡마다 음색을 다르게 하려고 했다. 노래가 좋아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룹에서 벗어나 홀로 무대에 선 서현의 앨범이 기대되는 이유는 바로 이미지 변신이다. 그간 소녀시대 활동 외에 뮤지컬과 드라마 등 청순한 이미지를 살린 연기 활동을 섭렵한 그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섹시 콘셉트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스물 여섯살의 나이가 된 서현의 또 다른 여성미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엔 어떻게든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는 서현은"이제 20대 중후반이니까 나이도 있다. 때문에 그동안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내 안의 모습을 꺼내서 공유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서현은 소녀시대와 솔로와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소녀시대로 10년 동안 활동을 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우리 소녀시대가 멤버도 많고 콘셉트가 정해져 있어서 그 큰 콘셉트에 맞게 따라줘야 하기도 하고, 가사 내용의 경우에도 조금 더 전달하고 싶은게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아쉽기도 했다. 그런 것을 솔로 앨범에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참여했다. 그래서 더욱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솔로로 나섰지만 소녀시대에 대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서현은 "대기실이 심심하다. 혼자 있으니까 조용하고 차분해진다. 그래도 언니들의 응원이 있어 힘이 됐다. 같이 없지만 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녀시대 언니들이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도 세트를 사진찍어 보내줬다. 굉장히 예쁘고 잘 어울린다고 칭찬 많이 해줬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서현은 첫 솔로앨범에서 댄스와 발라드 등 장르를 두루 소화하며 자신의 역량을 뽐내게 됐다. 그간 보여준 청순 이미지와는 확연히 선을 긋겠단 각오다. 화려한 색감의 티저로 강렬한 인상을 각인시킨 서현은 이 앨범을 통해 뮤지션으로의 성장과 욕심을 압축해 전달할 계획이다.
이미 가요, 뮤지컬, 드라마 전 분야를 섭렵하며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해온 그의 첫 음반은 소녀시대 멤버가 아닌, 솔로 서현의 새로운 출사표를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오랜 기간 음반에 공을 들여온 서현은 그간 송라이팅에도 관심을 보이며 자작곡 작업에 열을 올렸다. 소녀시대 멤버로 10년을 빛낸 그가 이제 혼자서도 능력을 보여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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