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2루 주자 오재원(두산 베어스)에게 '위험한' 견제구를 던진 '마무리' 임창용(KIA 타이거즈)에게 출전정지 3경기와 사회봉사활동 120시간 징계를 내렸다.
KBO는 29일 서울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위원장 양해영)을 열어 임창용의 행위가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고 판단, 징계를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2016시즌 리그 규정 벌칙내규 제7항(감독 코치 또는 선수가 심판판정 불복, 폭행, 폭언, 빈볼, 기타 언행으로 구장 질서를 문란케 하였을 때 제재=유소년야구 봉사활동, 제재금 300만원 이하, 출전정지 30경기 이하)에 의거해서 징계 수위가 결정됐다. 임창용의 출전정지 징계는 30일 SK전부터 적용된다.
임창용의 이번 징계 수위는 엄중 경고를 넘어섰다. 그는 2015년말 해외 원정 도박으로 중징계(72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고 1군으로 돌아온 후 채 한 시즌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물의를 빚는 행동을 했다.
임창용은 지난 27일 광주 두산전, 9회 2사 2루, 김재호 타석 때 2루 주자 오재원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그런데 이 견제구는 오해의 소지가 많았다. 당시 유격수나 2루수가 2루 베이스로 향하는 백업 동작을 취하지 않았다. 임창용이 뿌린 공은 오재원을 지나 중견수 쪽으로 굴러갔다. 다분히 임창용이 감정을 실어 오재원에게 던졌다는 해석도 가능했다.
당시 그라운드 분위기는 험악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바로 뛰어나와 임창용을 향해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KIA 벤치에서도 김기태 감독이 나왔다. 당시 심판진은 임창용과 오재원에게 동시에 경고 조치를 했었다. 오재원은 심판의 "사인 훔치기 동작을 하지 않았느냐"는 얘기에 발끈해 "절대 아니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임창용과 오재원은 하루 지난 28일 두산-KIA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만나 오해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KBO는 임창용의 견제구를 그냥 넘기기 어렵다고 판단, 상벌위원회를 열 수밖에 없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