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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를 논하다②] 대본vs실제, 조재현 연기 뜯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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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배선영 백지은 조지영 기자] 드라마는 뭐니뭐니해도 작가의 필력이 드러나는 대본의 힘이 중요하다. 뛰어난 배우가 있어도 좋은 대본이 없으면 무용지물. 반대로 뛰어난 대본이 있어도 이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배우가 있다면 이 또한 시간 낭비다. 재미있고 신선한 재료인 대본을 배우라는 요리사가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천지 차이가 되는 것. 그렇다면 '마스터 국수의 신' 조재현은 어떨까. 조재현이 대본을 더 빛나게 만드는 '7성급' 요리사가 맞는지 분석해봤다.

→[배우를논하다①]에서 계속

1. 조재현의 길도 연기, 대본과 어떻게 다른가



실제 조재현이 보여준 연기는 다음과 같다.



앞선 신에서 태하는 밀실에 잠입하려다 갇힌 명이를 구해준다. 고대천의 갑작스러운 죽음까지 겹치면서 명이는 달아나 길도의 눈을 피할 수 있었지만, 길도는 태하를 다시 불러 누가 잠입했는지 재차 확인하는 신이다. 이 장면에서 길도는 건조한 어조로 밀실 문을 열려고 하다 어깨를 다친 태하의 안부를 묻다가 누가 자신이 놓은 덫에 걸린 것인지 재차 확인한다. 하지만 길도는 구태여 집요하게 태하를 추궁하지 않고 자신이 이미 그 덫에 걸린 인물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듯 떠볼 뿐이다. 마치 태하에 대한 경고처럼. 그러면서 고대천이 죽고 혼란스러워 하는 다해를 보호할 것을 지시한다.

언뜻 건조하게 대화를 나누는 신이지만 두 인물 간 여러 감정들이 오가며 긴장감이 생성되는 신이다. 이 장면에서 조재현은 디테일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길도로서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비단 대사 뿐 아니라 표정과 분위기를 통해 100% 전달하는 것에 성공했다.

조재현의 악인 연기에서 가장 소름돋는 대목은 보통 악인하면 떠오르는 폭발적인 감정 연기가 아니라 자신의 속내를 감추며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속내를 감추고 상대의 마음을 조종하는 것에 달인인 길도는 14회 엔딩에서는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소태섭 의원과 마주한다. 당황스러운 가운데도 여유롭게 대처하던 길도. 하지만 갑자기 자신의 약점을 폭로하며 강력한 수를 두는 소태섭에 실체가 한꺼풀 벗겨지는 장면이 바로 다음 대본에서 주어진 상황이다.



실제 조재현이 보여준 연기는 다음과 같다.



서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고자 하는 권력자들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느껴지는 신이다. 이 신에서 조재현의 표정연기는 시시각각 동요하는 감정과 마침내 그간 잘 감추어왔던 실체, 즉 속내가 표정에 드러나게 되는 대목을 연기했다.태섭에 여유롭게 대처하다가도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에 미세하게 떨리는 근육은 물론, 결정적 한 방을 먹은 마지막 순간 완전히 풀어지기 직전의 감정까지를 표정에 온전히 담아내는 것에 성공했다.

2. 조재현의 차기작

'마스터 국수의 신'을 쥐락펴락한 김길도 조재현의 다음 얼굴은 무엇일까. 아직 '마스터, 국수의 신' 이후 촬영할 작품을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이미 촬영한 작품이 7월에 개봉한다.바로 영화 '봉이김선달'이다. 이 작품에서 조재현은 당대 최고의 권력가 성대련 역을 맡아, 길도와는 또 다른 속물적인 캐릭터를 보여줬다. 빠듯한 드라마 촬영 스케줄 탓에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던 조재현은 드라마 촬영 이후 영화 홍보 일정에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또 7월 9일부터 열리는 2016 여우락 페스티벌 - 달밤을 거닐다의 진행자로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sypova@sportschosun.com, silk781220@sportschosun.com,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