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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비정상회담 '100번의 사이다' 타일러를 어떻게 보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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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비정상회담'이 100회를 맞았다. 2014년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길다면 긴 시간동안 미국 대표 타일러 라쉬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100회 특집으로 꾸며진 뜨거운 토론에서 또한 타일러의 속 시원한 면모는 그대로 드러났다.

6일 오후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은 100회 특집 2탄으로 꾸려졌다. 게스트 진중권과 함께 원년멤버들과 G11멤버들이 시청자가 보내준 안건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토론을 펼쳤다.

멤버들은 "비합리적이라 생각했던 것을 말해달라"는 진중권의 서프라이즈 제안에 그간 한국에 와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얘기했다. 한국인 시청자들에게는 불합리한 걸 알면서도 어딘가 얘기하기 꺼려지는 불편한 부분들을 그들은 서슴없이 털어놨다. 캐나다 대표 기욤은 "대화할 때 어린 사람이라 무시한다"고 포문을 열었고 다른 멤버들은 비판을 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자기 색깔보다는 다수에 따르는 풍토, 혼자서 뭔갈 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회적 시선, 유독 심한 고부갈등으로 명절을 꺼려하는 점 등 그간 못했던 이야기들을 꺼내놨다.

특히 '비정상회담'의 공식 똑똑이 타일러는 특유의 논리적이고 정확한 논조로 일침을 가했다. 타일러는 "한국인들은 나이가 어리고 지위가 낮다는 이유로 부당한 일을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부당한 걸 알면서도 '아랫사람이니까 당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사는 게 마음이 아프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삼강오륜의 장유유서를 언급하며 "이는 어른과 아이 사이에 질서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지 어른이 무조건 옳다는 말이 아니다. 유교와 권위주의는 구분해야 한다"고 관행과 예절에 대한 차이를 명확하게 밝히기도 했다. 이어 "부당한 일에 대해서 참지 말고 예의 바르게 항의하라"고 조언했다.

타일러의 발언은 다 맞는말 뿐이라 어딘지 씁쓸했다. 외국인이지만 한국인의 삶에 깊숙이 들어온 이들의 시각에서 본 문제점들은 정확했다. 문제임을 알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던 것들이기에 부끄럽기도 했던 반면 점차 고쳐가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기에 그것들을 대신 말해주는 데는 속시원함 또한 있었다.

이처럼 타일러는 그간 '비정상회담'에서 결코 없어서는 안될 중심 축을 맡아왔다. 토론 예능이라는 자유분방한지만 정신없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도 홀로 차분하게 토론을 이끌었으며 한국사람보다 더 논리적인 말솜씨와 다양한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로 '비정상회담'의 사회적 역할에 기여해왔다.

그렇기에 앞으로 '비정상회담'에서의 타일러의 부재는 아쉽기만 하다. '비정상회담'측은 103회분부터 김노은 PD와 새로운 작가진이 프로그램을 이끌며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와 기욤 패트리(캐나다)만 남고 타일러를 포함한 나머지는 전원 하차하기로 했음을 밝혔다. 한결같이 지적인 모습으로 한국 사회에 '사이다' 일침을 가하던 타일러, 그의 자리를 대신할 속시원한 이가 또 나타날 수 있을까.

gina100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