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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벼랑 끝 수원과 포항, 희망의 불씨를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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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씨는 꺼질 수도,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

벼랑 끝인 수원 삼성과 포항 스틸러스가 19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5차전을 치른다. 수원은 이날 오후 7시 원정에서 감바 오사카(일본), 포항은 7시30분 안방에서 광저우 헝다(중국)와 격돌한다.

ACL 조별리그는 종착역까지 단 2경기 만을 남겨두고 있다. 16강행 티켓은 각 조 1, 2위가 거머쥔다. 지난해 K리그는 전북, FC서울, 수원, 성남 등 4개팀 모두 16강에 성공했다. 5년 만의 환희였다. 하지만 올해는 기대반, 우려반이다. 20일 무대에 오르는 F조의 서울(승점 10·3승1무·1위)은 16강행의 마침표만 남았고, E조의 전북(승점 6·2승2패·2위)도 전망이 나쁘지 않다.

반면 수원과 포항은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G조의 수원은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3무1패, 승점 3점으로 3위에 위치했다. H조의 포항도 승점 4점(1승1무2패)으로 3위다.

경우의 수는 많지 않다. 수원은 선두 상하이 상강(중국·승점 9·3승1패)과 2위 멜버른 빅토리(호주·승점 6·1승3무), 포항은 1, 2위인 시드니FC(호주·승점 9·3승1패)와 우라와 레즈(일본·승점 7·2승1무1패)를 추격해야 한다. 그러나 5차전에서 패할 경우 두 팀 모두 16강 진출이 물건너갈 수 있다.

배수진이다. 수원은 염기훈 권창훈을 비롯해 최정예 멤버가 모두 일본 원정길에 올랐다. 상대인 감바 오사카는 승점 2점(2무2패)으로 최하위다. 그러나 만만하게 볼 상대는 아니다. 지난해 16강전에서 서울, 8강전에서 전북을 제압하며 ACL 4강까지 오른 저력의 팀이다. 홈이점까지 안고 있다. 감바 오사카는 수원전에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두 팀의 올 시즌 첫 대결에선 득점없이 비겼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두 팀 모두 2경기가 남았다. 그리고 두 팀 모두 승리가 없어 승리에 목마를 것이다. 우리는 내일 경기에 올인해 준비했다"며 "감바도 강하게 나오리라 예상한다. 나는 선수로서 일본에서 골을 넣었고 감독으로서도 일본에서 치른 경기를 대부분 이겼다. 그러나 이건 과거일 뿐 내일 꼭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 감독보다는 선수들이 더 많이 준비했기 때문에 잘 해주리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세가와 겐타 감바 오사카 감독도 "꼭 이겨야할 경기다. 최선을 다해서 홈에서 이기고 싶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하리라 믿는다. 수원 전력은 크게 변화가 없다고 본다. 권창훈의 컨디션이 좋고 염기훈도 좋은 선수라 둘을 어떻게 막느냐가 포인트다. 우리는 지난해에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겨낸 경험이 있다. 우리도 아직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포항은 더 높은 벽이 기다리고 있다. 5차전에서 격돌하는 광저우는 디펜딩챔피언이다. 올 시즌도 유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됐지만 포항과의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기며 첫 단추를 잘못뀄다. 현재 승점 2점(2무2패)으로 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광저우는 여전히 16강 진출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포항의 원정석 티켓이 2000장이나 팔릴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포항은 공수의 핵인 미드필더 손준호와 골키퍼 신화용의 부상으로 위기다. 그러나 안방에서 광저우의 회생을 허용할 수 없다. 최진철 포항 감독은 "굉장한 중요한 경기다.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이끌어야 한다. 정신적으로 잘 준비돼 있어 좋은 경기를 할 것으로 본다. 승점 1점은 무의미하다. 광저우전에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의 최대 과제는 역시 골이다. ACL 4경기에서 포항이 기록한 골은 단 한 골에 불과하다. 최 감독은 "한 순간에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능력도 충분하다. 잘 맞지 않았던 부분에서 변화를 주면 공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브라질 출신의 명장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광저우 감독은 절망 대신 자신감을 이야기했다. 그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라 16강 진출을 자신한다. 나머지 두 경기에서 열심히 하겠다. 선수들은 나머지 경기를 잘 준비하고 있다. 그들을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희망과 탈락의 경계선에 서 있는 수원과 포항, 물러설 곳은 없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