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이쯤 되면 '명예 주민등록증'이라도 발급해줘야 하는 거 아닐까.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이 벌써 5번째 한국을 방문했다. 2006년 '엑스맨: 최후의 전쟁', 2009년 '엑스맨 탄생: 울버린', 2012년 '레미제라블', 2013년 '더 울버린'으로 내한한 데 이어, 이번엔 영화 '독수리 에디'를 한국팬에게 선보인다.
연출자 덱스터 플레처 감독과 함께 7일 새벽 입국한 휴 잭맨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내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자부심 가득한 표정으로 "서울 홍보대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휴 잭맨은 "10년 전부터 한국과 인연을 맺고 있는데 한국에 올 때마다 행복하다"고 반갑게 인사했다.
'독수리 에디'는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영국 스키점프 선수 에디 에드워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스키점프를 소재로 다룬 데다 실존 인물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한국영화 '국가대표'를 연상시킨다. 플레처 감독은 실제로 '국가대표'를 영화 제작에 참고하기도 했다.
휴 잭맨은 "호주 출신이라 스키점프를 잘 몰랐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스키점프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며 "한국에서 2년 후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직접 가서 관람하면 스키점프가 얼마나 웅장하고 멋있는 스포츠인지 알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직접 언급하며 특별한 관심을 보인 그는 "스키점프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스포츠인 동시에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스포츠"라고 소개하면서 "올림픽에 앞서 영화를 통해 실감나는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고 한국팬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로 얼굴을 알린 태런 에저튼이 주인공 에디를 연기하고, 휴 잭맨은 천재적인 스키점프 선수였으나 알코올 중독자가 된 코치 브론슨 역을 맡는다.
개인 사정으로 입국이 늦어져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태런 에저튼을 대신해 휴 잭맨은 "에디는 1988년 당시에 미국의 유명 토크쇼에 초대될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였다"며 "최고의 선수는 아니지만 가장 유명한 선수였다"고 에디 캐릭터를 설명했다. 또 "태런은 '킹스맨'부터 '독수리 에디'까지 다양한 인물을 폭넓게 연기할 수 있는 재능 있는 배우"라며 "언젠가 대성할 배우라 생각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중 브론슨은 에디를 만난 후 선수 시절의 불명예를 극복하고 코치로 새로운 삶을 열어가게 된다. 휴 잭맨은 "실제로 에디에겐 6~7명의 코치가 있었고, 브론슨은 그들을 다 합쳐놓은 인물이라 할 수 있다"며 "브론슨의 성격을 구상하기 위해 밴드 '크림'의 드러머 진저 베이커의 다큐멘터리를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실력 부족의 스키점프 선수 에디와 비운의 천재코치 브론슨 피어리의 올림픽 도전기를 통해 평범한 이들의 도전과 꿈을 응원한다. 휴 잭맨은 "호주에서 TV 시리즈로 연기를 시작했고, 이후 뮤지컬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호주에선 뮤지컬 배우를 배우가 아닌 예능인으로 여긴다. 그래서 영화 오디션에서 거절 당하며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한 감독에게 애원해서 오디션을 보고 배역을 맡았다"면서 극중 에디처럼 무모한 꿈을 향해 도전했던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휴 잭맨과 태런 에저튼, 덱스터 플레처 감독은 이날 오후 여의도 IFC몰 CGV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갖고, 8일에는 GV(관객과의 대화)로 한국 영화팬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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