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클래스가 다르네요."
최문식 대전 감독은 자타공인 '바르셀로나 바라기'다. 현역시절 기술 축구의 대명사였던 최 감독은 자신의 축구 이상향으로 높은 점유율과 화려한 패싱게임을 펼치는 '바르셀로나 축구'를 꼽았다. 지난해 5월 대전에 부임하며 가진 취임사에서도 "바르셀로나식 축구를 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다. 최 감독은 시간이 날때마다 바르셀로나 경기를 챙겨보고, 축구에 관해 이야기를 할때도 바르셀로나 이야기를 빼놓지 않는다.
그런 최 감독이 클럽월드컵을 찾았다. 순전히 바르셀로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서다. 최 감독은 출국 전부터 "영상으로 보던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직접 본다"며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최 감독은 클럽월드컵이 열린 일본에서 바르셀로나가 펼친 광저우 헝다와의 준결승(3대0 승), 리베르 플라테와의 결승전(3대0 승)을 모두 지켜봤다. 최 감독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감탄사부터 내뱉었다. "역시 최고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었다."
이어 "바르셀로나 축구를 전체적으로 지켜보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 트리오)가 모두 뛴 경기, 메시-네이마르가 뛰지 않은 경기를 비교하며 볼 수 있었다. 개인기량, 선수들의 움직임, 전술적인 부분까지 클래스가 달랐다. 그들이 왜 세계 최고인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테크닉에 관해선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는 최 감독도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에 관해서는 엄지를 치켜올렸다. 최 감독은 "기술이 탄식이 나올 정도였다. 개인기, 판단속도 두말할 것도 없는 최고다. 신계에 있다는 말이 딱 맞다"고 했다.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직접 보고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공격보다는 수비였다. 최 감독은 "헤라르드 피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이끄는 수비가 안정되니까 빌드업이 좋아질 수 밖에 없다. 수비가 안정된 상황에서 전방까지 연결되는 패턴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지난 시즌 우리가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었다. 코치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볼을 소유하더라도 수비가 약하니까 쉬운 실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하는 축구와 우리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장점을 최대한 흡수하고 싶다. 올 겨울에는 수비 안정화와 빠른 공격 전환에 대해 집중 조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코칭스태프를 보강한 대전은 1월3일부터 K리그 클래식 복귀를 위한 훈련에 돌입한다. 최 감독은 "몇몇 취약 포지션에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선수들을 영입할 계획이다. 올 해 가능성을 보인 기술축구가 대전만의 색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