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야구 명가' 대접을 받았던 KIA 타이거즈. '타이거즈'가 남아있다고 해도 요즘 KIA를 '전통의 명문'으로 보는 야구팬들은 거의 없다. 성적이 모든 걸 말해주는 게 프로인데, 최근 4년간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KIA 타이거즈로 새 출발한 후 처음으로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지만,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을 탔다. 2012년 5위로 시즌을 마친 KIA는 2013년과 2014년 연속으로 8위에 그쳤다. 김기태 감독 체제로 맞은 올 시즌 KIA는 7위에 머물렀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내년 시즌 KIA를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한다.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와 함께 팬층이 두터운 KIA의 부진은 KBO리그 전체 흥행에도 악재다.
팀 성적과 대체로 비례하는 게 팀 연봉. 당연히 바닥을 때렸다. 올해 1군 엔트리 등록 선수의 평균 연봉이 1억3670만원. KBO리그 10개 팀 중 9위였다. kt 위즈(7274만원)가 올시즌 1군 무대에 데뷔했으니 KIA가 사실상 꼴찌다.
지난해도 비슷했다. 선수단 전체 연봉 46억9400만원(외국인 선수-신인 선수 제외), 평균 9580만원. 9개 팀 중 8위였다. KIA 아래에 1군 데뷔 2년차였던 NC 다이노스(40억1100만원)가 자리했다.
선수 개인 성적이 좋아도 팀 성적이 떨어지면 인상폭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내년 시즌에도 팀 연봉 순위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다만, 지난해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2014년에는 팀 전체 분위기가 바닥을 쳤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시즌 종료 후 재신임을 받았던 선동열 전 감독까지 여론의 반대에 밀려 사퇴했다. 모든 게 암울했다. 주축 선수 중에서 연봉 인상 대상자도 적었다.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낫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5위 싸움을 이어갔고, 젊은 선수들이 대거 1군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연봉 인상 대상자 중 대다수가 저연차의 젊은 선수다. 인상률과 별개로 인상 금액이 크지 않다.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은 임준혁, 주전 포수로 도약한 이홍구 백용환 등이 주목된다.
구단 관계자는 "올해보다 조금 올라가는 수준이 될 것이다. 연봉 협상이 마무리 단계다.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다"고 했다.
에이스 양현종에 대한 대우도 관심이다. 15승6패-평균자책점 2.44. 지난해 16승을 거둔데 이어 올해도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 지난해 1억2000만원에서 올해 4억원으로 뛰어올랐는데, 이번에도 큰 폭의 인상이 예상된다. 일단 구단은 양현종과 협상을 뒤로 미뤄놨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