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해지고 젊어지고 비싸졌다.
각 구단이 내년 시즌 활약할 외국인 선수들과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트렌드가 감지되고 있다. 예년에 비해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선수들이 많고, 나이도 젊어졌다. 게다가 구단들이 경쟁적으로 수준높은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해 통큰 투자를 함에 따라 전체적인 몸값 인플레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현재 계약이 확정된 외국인 선수는 총 25명이다. NC, 넥센, SK, KIA, 롯데, kt가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으며, 삼성과 LG가 2명, 한화와 두산이 1명씩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들 25명의 평균 연령은 30.12세다. 올해 KBO리그서 성적을 남긴 41명의 평균 연령은 30.93세였다. 0.81세가 젊어졌다. 이는 35세 이상의 고령 선수들이 대폭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35세 이상의 외국인 선수는 5명이었다. 내년 35세가 되는 선수는 아직 한 명도 없다. 20대 비중은 올해 41명중 14명으로 34.1%이었던 것이 내년에는 25명 가운데 10명으로 40%로 높아진 상황이다.
20대 외국인 선수들의 증가 추세는 2010년 이후 가속화됐다. 지금까지 계약한 선수들 가운데 최연소는 삼성의 새 투수 앨런 웹스터다. 1990년 2월 10일생으로 내년 26세가 된다. 웹스터는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올해까지 3시즌 동안 28경기에서 120⅓이닝을 던져 7승6패, 평균자책점 6.13을 기록했다. 올시즌 후 애리조나에서 피츠버그로 옮긴 뒤 삼성의 제안을 받고 한국행을 선택했다. 연봉 85만달러를 받는 웹스터는 더 높은 꿈을 위해 일단 한국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펼쳐보겠다는 각오다.
1989년생으로 내년 27세가 되는 KIA 투수 지크 스프루일도 한국서 기량을 높여 향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꿈을 꾸고 있다. 스프루일은 지난달 미국 대표팀으로 프리미어12에 참가해 한국전에 등판한 적이 있다. 스프루일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2경기에 출전해 1승3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이 둘을 포함해 내년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는 선수 10명은 모두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지고 있다. 계약이 확정된 25명 가운데 메이저리그 무대를 거치지 않은 선수는 SK 투수 메릴 켈리와 kt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 2명뿐이다. 켈리는 올해 국내 무대에 데뷔해 11승10패를 올리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밴와트는 올해 SK에서 7월까지 5승3패를 기록한 뒤 부상을 입고 퇴출됐다가 이번에 kt와 계약을 하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몸값은 자연스럽게 뛸 수 밖에 없다. 올해 개막전 기준 31명의 외국인 선수 평균 연봉은 66만323달러였다. 내년 계약이 확정된 25명의 평균 연봉은 84만9600달러에 이른다. 단순 비교로도 인상률이 28.7%나 된다. 협상중인 두산 니퍼트, 삼성 나바로, 한화 탈보트 등 검증받은 선수들의 계약이 확정되면 이 수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내년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자는 한화 에스밀 로저스로 190만달러를 보장받았다. 올해 8월 한화에 입단할 때 로저스는 8~11월까지 4개월치로 7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활동기간 10개월로 환산하면 175만달러에 해당한다. 한화가 당시 로저스에게 거액을 지불한 것은 메이저리그 통산 454이닝을 던진 베테랑인데다 입단 직전까지도 메이저리그 현역 로스터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107경기, 395⅓이닝의 경력을 갖춘 KIA 헥터 노에시는 170만달러에 계약했다. 2014년 풀타임을 활약하며 8승12패를 올리는 등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앞세워 고연봉을 보장받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