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거물용병 시대]내년 외인 선발 의존도 50% 넘을까

by

KBO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의존도는 상당하다.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은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표현을 썼다. 올해도 수준급 외국인 선수 3명의 덕을 본 NC 다이노스가 정규시즌 2위에 오르는 파란을 썼다. 캠프에서부터 부상 선수 속출로 골머리를 앓다가 예상 밖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타자도 중요하지만, 사령탑들이 더 집중하는 건 외인 투수다. 선발로서 기본적으로 10승, 나아가 15승 이상을 기대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20억원 안팎의 돈다발을 풀면서 수준급의 외인을 영입하는 게 트렌드가 됐다. 그렇다면 내년 시즌 외인 선발 의존도는 얼마나 될까. 리그 전체 선발승 가운데 50%가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나온 선발승은 총 466승이다. 이 중 외국인 선발들이 45%인 211승을 책임졌다. 선수 별로는 다승왕 해커(NC)가 19승, 일본 무대로 떠난 밴헤켄(넥센)이 15승이다. 또 피어밴드(넥센·13승) 피가로(전 삼성·13승) 린드블럼(롯데·13승) 옥스프링(전 kt·12승) 레일리(롯데·11승) 스틴슨(전 KIA·11승) 클로이드(전 삼성·11승) 켈리(SK·10승) 소사(LG·10승) 루카스(10승) 탈보트(10승) 등도 선발승으로만 두 자릿수 승수를 챙겼다.

한데 45%는 두산 '효자' 니퍼트(5승)가 부상으로 페넌트레이스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만들어진 숫자다. 대체 외인으로 한국 땅을 밟은 스튜어드(NC·8승) 로저스(한화·6승) 등도 풀타임이 아니었다. 다시 말해, 내년에는 리그에서 외인들이 차지하는 선발승 비율이 50%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얘기다. 건강한 니퍼트, 로저스와 스튜어트가 4월부터 공을 던진다면 승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KIA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노에시도 15승이 기대되는 투수다. 각 구단 스카우트는 "KIA가 거물급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노에시는 지난해 빅리그에서 선발로만 27경기(33경기 8승12패 평균자책점 4.75)에 등판했다. 투심 패스트볼이 150㎞ 안팎에서 형성될만큼 막강한 구위를 자랑한다. 벌써부터 그를 탈삼진왕 후보, 다승왕 후보로 얘기하는 야구인이 많다.

롯데의 외국인 투수도 올해보다 더 나은 활약이 예상된다. 불펜에 윤길현, 손승락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올 시즌보다 승수 추가가 용이하다. 옥스프링을 제외하면 저마노 3승, 어윈 1승, 시스코 0승에 그친 kt도 피노, 마리몬, 밴와트 등 새 얼굴을 대거 영입하며 안정적인 외인 선발 야구를 노리고 있다. 확실히 KBO리그는 내년 시즌 외인 투수들의 선발승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